그의 바짓가랑이를 붙잡는 친정팀, 바르셀로나
최근 축구계를 대표하는 두 선수를 꼽아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꼽을 것이다. 축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메시와 호날두의 이름은 들어봤을 정도로 이 두 선수는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아왔다. 오늘 풀어나갈 이야기는 이 두 선수 중에서도 '메시'의 이적과 관련된 내용이다.
“메시가 돌아왔다” 이적 논란 후 1시간 반 빨리 공식 복귀
출처 : 국민일보 | 네이버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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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메시는 친정팀인 바르셀로나와 이별에 실패했다. 메시는 바르셀로나 유스에서 성장한 뼛속부터 바르셀로나 선수로, 프로선수가 된 이후에도 33살이 된 지금까지 FC 바르셀로나 이외의 팀에서는 뛰어본 적이 없다. 그만큼 메시는 바르셀로나를 좋아했으며, 바르셀로나도 메시를 아꼈다. 이 둘의 관계는 영원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영원한 관계는 없나 보다. 최근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 리그 8강전 경기에서 무려 8:2로 대패하며 몇몇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팀 경기력과 구단 운영 등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메시도 그중 하나였다.
FC 바르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스페인 1부 리그 '라리가'에서 선두 다툼을 해오던 팀이었다.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로 존재하던 시기가 있었다. 같은 리그에서 정상급 두 팀, 그리고 최고의 두 선수가 라이벌 매치를 벌일 때면 많은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곤 했었다. 발롱도르의 주인공은 누가 되느냐, 올해의 득점왕은 누구냐, 누가 더 잘하냐를 이야기할 때 두 선수는 언제나 비교대상이 되었다. 그런 호날두가 오랜 라리가 생활을 끝내고 이탈리아 1부 리그, Serie-A의 유벤투스로 이적했다. 때때로 라이벌은 서로의 발전을 이끌어주기도 하는데 두 선수의 관계가 바로 그런 관계였다. 당해 최고의 활약을 보인 축구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인 '발롱도르'는 일반 선수들은 선수로 활동하는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받지 못하는데 비해 이 두 사람은 '발롱도르' 수상 후보로 경쟁하는 수준을 지나 서로 몇 회를 수상 했는가를 두고 경쟁했을 정도니 더 말할 것이 있을까.(2019년 기준 메시 6회, 호날두 5회, 2020년은 코로나로 인해 발롱도르 미선정 예정)
모든 스포츠 선수들이 그렇듯, 축구선수도 현역으로 뛸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 대부분 삼십 대 중반 이후에는 은퇴를 결심한다. 유벤투스의 오랜 수문장 역할을 했던 '부폰' 선수처럼 40에 가까운 나이까지 버티는 선수도 없진 않지만, 오히려 매우 뛰어난 기량으로 축구계의 주목을 받아왔던 선수들일수록 선수생명은 짧은 것이 사실이다. 높아진 기대감으로 인해 그들이 평범하지만 여전히 우수한 선수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쏟아지는 비난과 실망도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손뼉 칠 때 떠나는' 것이 대세가 될 정도로 그들은 모든 것을 이룬 시점에 적절히 은퇴를 택하기도 한다. 호날두의 나이는 36세, 메시는 33세다. 축구계를 호령하던 두 선수도 흐르는 세월을 비켜갈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여전히 위대한 이유는 그들의 전성기 때에 비하면 다소 기량이 떨어졌지만 현재의 폼만으로도 여타의 선수들을 압도할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는 데 있다. 올해 라리가에서 메시는 골과 도움 모두 20개를 넘겼고, 호날두 역시 이탈리아 리그에서 득점왕 다툼을 했다. 평범한 선수들은 평생 동안 한 번도 해보지 못할 성과를 이 두 선수는 여전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메시가 바르셀로나 구단과의 불화가 불거진 것은 비단 올해의 일 뿐만은 아니었다. 메시와 같은 슈퍼스타 선수들은 구단 입장에서도 대단히 관리하기 어려운 선수다. 최고의 선수인만큼 최고의 대접을 해주어야 하며 부상과 같은 큰 문제가 아니고서는 선발 명단에 그 선수의 이름은 고정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더불어 오랜 기간 팀의 에이스가 되어온 만큼 팀의 모든 전략, 전술은 그 선수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마련이고 이 시간이 길어질수록 팀의 전술을 손보는 일도 쉽지 않다. 감독이 바뀌어도 메시 같은 선수를 제대로 설득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전술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한다. 더불어 유망주를 에이스로 키우는 일도 쉽지 않게 된다. 호랑이 두 마리가 하나의 산에 살 수 없듯이, 이미 너무나 확고한 에이스가 자리 잡고 있는 팀은 그만한 에이스를 다시 키워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그를 뛰어넘을만한 에이스가 나타난다면 이전의 에이스는 자리를 비켜주기 이전에 팀을 옮기려 할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팀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것을 말한다. 팀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전술의 역동성이 떨어지는 것은 곧 팀의 성장이 정체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을 보여주듯 바르셀로나는 여전히 강호이지만, 최전성기 때만큼 압도적인 팀의 면모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메시가 이번에 바르셀로나 구단을 떠나고자 했던 배경에는 새로운 곳에서 커리어를 쌓아나가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자신이 바르셀로나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이루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구단에 더 이상 머무르는 것은, 팀에게도 자신에게도 그동안 쌓아온 명성을 훼손시킬 일만 남았다는 판단에 도달했을 것이다. 실제로 그는 바르셀로나 선수로 뛰어온 십수 년의 기간 동안 정말 어마어마한 업적을 남겼으니 말이다.(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한 2004년 이후 리그 우승 10회, 챔피언스리그 우승 4회를 비롯해 총 717경기 626골, 267도움을 기록했다. 축구게임에서나 나올법한 비현실적인 기록이긴 하다.)
하지만 메시가 팀을 떠나고 싶어 하더라도 팀에서 그를 놓아주지 않으면 떠나는 것은 쉽지 않다. 훌륭한 선수를 다른 팀에 빼앗기는 사태를 막기 위해 유망한 선수들에게는 바이아웃 조항을 걸고 계약기간을 가급적 길게 잡는다. 물론 그만큼 좋은 대우를 약속하기도 한다. 만약 계약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다른 팀에서 그 선수를 데려가고 싶다면 통상적인 이적료를 훨씬 상회하는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바이아웃 금액은 비상식적일 정도로 높게 책정된다. 이유는 짐작하듯 바이아웃 조항 자체가 선수를 팔지 않겠다는 무언의 선언과 같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메시에게도 당연히 엄청난 금액의 바이아웃 금액(7억 유로 : 약 9,830억 원)이 산정되어있고, 그 금액이면 팀에 필요한 다른 선수 몇 명을 영입하고도 남을 금액이다. 단순한 금액 비교를 위해 한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어리거 손흥민 선수의 몸값을 살펴보면, 토트넘 이적 당시(2015년) 이적료는 2,200만 유로, 약 402억 원이었으며, 올해 기준 손흥민 선수의 몸값은 7850만 유로, 약 1,032억 원으로 솟아올랐다. 이처럼 상향 평가된 손흥민 선수의 현재 몸값을 기준하더라도 메시에게 걸린 바이아웃 금액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높다. 손흥민 정도 선수를 10명을 영입할 수 있는 천문학적인 금액인 것이다. 여기에 더해 메시 선수 자체의 연봉도 엄청나다. 이제 나이도 점차 전성기를 지나 황혼기에 접어들고 있다. 이런 여타의 이유들로 어지간한 팀은 메시를 데려갈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이 같은 페널티를 감수하고서도 메시를 영입하는 일은 현재로써는 아마도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상황이니 메시 선수가 팀을 떠나는 일은 결코 쉽지 않게 되어버렸다. 계약해지도 불가능하다. 오랜 기간 파트너로 활동해온 구단과 법정싸움까지 가야 한다. 결국 메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잔류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메시의 바르셀로나 계약 만료시기는 대략 1년 후인 2021년 이적 기간이 될 것이다. 지금의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아마도 메시는 당연히 재계약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것이다. 계약 만료가 되면 선수는 자유의 몸으로 자신이 원하는 구단을 찾아갈 수 있게 된다. 시대를 풍미한 축구선수 중에서도 메시처럼 오랜 시간 꾸준히 '탈인간계'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선수는 드물다. 과연 2021년 이후, 축구팬들은 메시를 어떤 리그에서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 될지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