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해가 저물었고 이내
동전의 옆면 같은
초승달이 졌다
3월은
저물어가는 것들의 계절
보내주어야 함을 깨닫는 계절
어디선가 들려오는 노래
흐드러진 향기
가득한 생의 기운
그 속에 맺어진 이별
대기를 그어 불을 붙이듯
만질 수 없는 것들과 손을 잡는 것
밤을 기억하는 강물과
그 속에 벙글던 달그림자
성벽을 수놓은 행렬
불어오던 바람
숯향 이울고
접어둔 편지 어른거리는
눈물인가 강물인가
번지던 글씨
초승달 지고
3월도 지고
그 속에 그늘지고
보내는 게 무언지
강물 비친 그림자
3월 끝을 붙드는
밭은 숨소리
살아있음을 알리던
멀고도 명료한
계절의 한숨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