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마음의 노래가 멈추고
실 하나가 춤을 춥니다
실의 춤은 멈추지 않습니다
바람도 고요한 적막 속에서
내내 눈가를 맴돌던 그 실은
왼쪽 어깨에 살포시 내려앉아 숨을 고릅니다
무엇을 위하여 춤을 추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살아있는 한 춤을 추는 것뿐
마음이 멈추었어도
몸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까닭은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이 실처럼 어딘가에 기대
숨을 고르면 좋겠습니다
한없이 맑고 쾌청한 날
잠시 먼 하늘을 바라보다
다시 몸을 일으킵니다
아직은 기울어진 의식을 바로잡기엔
너무 좋은
그런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