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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 하나

by 작가 전우형

마음의 노래가 멈추고

실 하나가 춤을 춥니다

실의 춤은 멈추지 않습니다

바람도 고요한 적막 속에서

내내 눈가를 맴돌던 그 실은

왼쪽 어깨에 살포시 내려앉아 숨을 고릅니다


무엇을 위하여 춤을 추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살아있는 한 춤을 추는 것뿐

마음이 멈추었어도

몸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까닭은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이 실처럼 어딘가에 기대

숨을 고르면 좋겠습니다

한없이 맑고 쾌청한 날

잠시 먼 하늘을 바라보다

다시 몸을 일으킵니다


아직은 기울어진 의식을 바로잡기엔

너무 좋은

그런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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