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사랑이 때로 슬픈 건
지나온 길에 두고 온 돌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 돌은 찬란하고 아름다워서
앞으로는 영영 가질 수 없을 것 같다
몇 걸음만 돌아가면
다시 찬란함을 품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돌아본 그곳으로는
한걸음도 다가갈 수 없다
사랑이 때로 슬픈 건
그 순간의 찬란함을 잊을 수 없어서다
그러나 잊지 않는 것 또한 사랑이기에
슬퍼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랑을 품고 걸어가는 일은
슬프지만 따뜻하다
그 온기에 기대
온전히 하루를 살아내는 것 또한
사랑이다
사랑이 때로 슬픈 건
순간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순간 그것은
지나온 길에 두고 온 찬란한 돌이 되고 만다
그러니 사람을 사랑하자
멀리 있을수록 기억하고
슬플수록 품자
사랑했던 순간은 멀어지지만
사랑하는 사람은 곁에 있다
사람을 사랑할 때 비로소
현재도 살아갈 수 있다
※ 어느덧 7월입니다. 한해의 절반을 잘 살아내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누추한 글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종종 글 쓰는 일로써 찾아뵙겠습니다. 이어질 시간도 모두 평안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