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테

표지 : 안희연 시, '슈톨렌'

by 작가 전우형

나무에 나이테가 있는 것처럼

마음에도 테가 있을까

너무 오래 살아서 속이 빈 나무처럼

너무 오래 품은 마음도

속은 텅텅 비어있을 거라고


마음을 채워가는 시간 동안

마음을 비워가는 시간 동안

나무는 자라고 마음도 자라고

나무도 나이 들고 마음도 나이 들고

허락된 만큼 자라나는 나무

허락된 만큼 깊어지는 마음


보드라운 잘 다져진 새 흙을 끼얹듯

마음에도 겨울이 지나고

변화의 싹이 하나둘 움틀 때

자란 마음 못 자란 마음 웃자란 마음

그 어딘가 공허한 어귀

너무 자라서 비어버린 공간

그런 것들이 마음에는 늘 있다


빈 곳마저 쉼터로 내어주는 나무에게서

넉넉함을 배우고

자라난 만큼

마음도 쉬어갈 수 있는

우리라는 이름의

마음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