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무거운 날은

표지 : 김인숙, '스페이스 섹스올로지' 중에서

by 작가 전우형

사랑이 무거운 날은

겨울나무처럼

추억을 하나둘 떨어트린 채

바람 통하는 가지들로

걸어왔던 길 아래 뿌리내린다


기다림 서린 노을 너머로

나무 그림자 길게 늘어뜨린 대지에

외로움 품고 자라난 봄꽃

그 옆에 머리내밀던

사슴뿔 한 쌍


한 곳만 바라보다 짙어진 노을

길어진 마음 털고 일어나면

쓸고 지나던 바람 한줄기

미련의 무게만큼이나

사랑은 무거웠지만

겨울을 버텨내었던 건

그 소박한 열기가

마치 내 것인 것처럼

따뜻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