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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기휴업 May 15. 2022

낙서, Don't look back in anger

2022/05/15


  푸른빛이 도는, 아침에  더 가까 새벽. 너도 알잖아. 이제 밖으로 나갈 때야. 봄이 끝나가잖아. 우리는 이상 슬퍼하지 않을거야. 같은 순간을 지나도 서로 다르게 기록되는 순간들이 있지. 역전 빵집에 앉아 자판기에서 내려준 듯한 아메리카노 하나를 나눠 마실 때 이 노래가 나왔고 너는 추억이 많은 노래라고 했지. 변역 된 가사를 읊조릴 때 너의 눈에 고이는 눈물을 보았어. 내가 그걸 스쳐 보았다는 걸 너는 눈치챘을까? 너의 눈은 유난히 커서 그걸 숨기긴 어려웠지. 어지러운 글이지. 조현병에 가까울 정도로 앞뒤 없는 글이지. 아무 의미 없이 떠오르는 대로 적어놓은 가사라고 했지만 최소한 그게 어떤 의도인지는 알 것 같아. 세상 모든 이들이 이해하지 못해도 너만은 이 뜻을 알 거라며 적은 것 같은 가사라 더 낭만적인 것 같다고 내가 말했지. 그 말을 너는 듣지 못한 듯했어. 그게 우리의 마지막 여행이었지. 조금은 야릇했던 너와 나의 여행들. 하나도 멋있지 않았던 여행지들.  짧았던 걸까. 길었던 걸까. 그 기억들을 닫아 내는 데까지 시간이 적지 않게 걸렸지. 용산역에 도착해서 나눠먹었던 그 질긴 빵은 더 이상 팔지 않더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먹어보고 싶었는데 말이지. 기립하시오. 우리의 빵. 네가 전혀 가보지 못했던, 네가 보아왔던 그 모든 것들. 내 안에서 점점 사라져 가겠지. 그래서 쌜리는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해. 그녀는 이제 너무 늦어버렸다는 걸 알고 있지. 우리의 마지막이 스쳐지나 버렸을 때. 나의 영혼이 너를 떠나버렸을 때. 더 이상 화내면서 뒤돌아보지 말라고 말하는 걸 들었어. 세상 다른 이들은 해 못 할 어지러운 글이지만 너만은 이해할 거야. 이게 무슨 인지. 그래서 쌜리는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해. 그녀는 이제 너무 늦어버렸다는 걸 알고 있지. 우리의 마지막이 스쳐지나 버렸을 때. 나의 영혼이 너를 떠나버렸을 때. 더 이상 화내면서 뒤돌아보지 말라고 말하는 걸 들었어. 최소한 지금은 아니야. 원하던 원치 않던 서로에게 기록되는 의미들은 다른 것들. 나는 이 노래가 그렇게 남았지. 세상 모든 이들은 몰라도 너만은 알겠지. 그 순간을 기억한다면 말이야. 나도 알아. 이제와서 의미 없는 글이라는 걸. 그래도, 그래서 낭만적이잖아. 너의 소식을 보았어. 이제 봄이 끝나가잖아. 밖으로 나갈 때야. 이 시간은 길었던 걸까 짧았던 걸까. 새로 시작되는 너의 여행. 이제 힘들 일은 없을 거야. 더 이상은 슬퍼하며 뒤돌아보지 마. 너에게 닿지 않을 두서 없는 나의 이 순간. 두 번 다시는 적지 않을 너의 글.  시간들은 짧았던 걸까 길었던 걸까. 몇 번째인지 모를 이 말. 이제 진짜 안녕.  2022/05/15


오에이시수 - 돈룩박킨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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