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으로 일하려면 감내해야 하는 것
- 안전한 일만 하려는 상사와 선배에게 질렸다면 (인간의 안전 추구 본능)
- 조직 내의 2가지 전략 : 무조건 생존 VS 도전과 성장
- 제일 많이 시도하는 때 인생 최고의 업적이 나온다. 하지만 실패의 수도 늘어난다.
선배인 최 과장은 ‘실패 위험이 있는 일은 맡을 필요가 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팀장이 업무를 맡기려 하면 요리조리 피해 다니기 바빴다.
"관리자 리더십 교육은 김 대리가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은 지점 경영 매뉴얼 제작으로 바빠서요. 이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시면 안 될까요? 제가 조금만 여유가 있어도 할 텐데요. 허허 이것 참…"
그러면서도 성과에서 티가 나는 일은 본인이 가로채곤 했다. 또 술자리나 골프 모임을 쫓아다니며 상사의 비위를 맞추려 애썼다. 직원들은 사내 정치에만 몰두하는 최 과장이 좋은 평가를 받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 과장이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차장으로 승진하는 결과가 나오자 모두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리스크가 있는 일을 맡기보다 안전한 일만 하며 사내 정치나 하는 사람이 더 인정받는구나!'
실패 위험이 있는 일은 맡지 않으려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동료들이 제일 먼저 알아본다. 특히 후배들은 이런 선배와 함께 일하기를 꺼린다. 이런 선배들이 우수한 평가를 받고 더 빨리 승진하면 구성원 전체의 사기가 떨어진다. 단기에는 성과가 날 일만 하는 사람이 돋보이는 것처럼 보인다.
더 긴 시간을 보면 위험 회피형 직원은 반드시 그 단점이 드러나게 된다. 팀에는 반드시 한 번은 어려운 과제가 맡겨지게 마련이다. 팀장은 이런 어려운 과제를 해내는 팀원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 늘 적당한 일로 티를 내는 것처럼 보이는 최 과장과 같은 팀원은 이런 어려운 상황에 쓸 수 없는 사람이라는 점이 드러나고 만다.
내가 지켜본 선배들은 시간이 갈수록 두 개의 전략 중 하나를 선택했다. 하나는 '무조건 생존' 전략이고 다른 하나는 '도전과 성장' 전략이다. 얼핏 들으면 누구나 도전과 성장을 택할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는 생존이 최고의 목표임을 내세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들은 이렇게 생존의 가치를 합리화한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
생존 전략을 택한 사람은 승진과 높은 연봉이 승리를 상징한다는 생각의 프레임을 가졌다. 눈에 보이는 자리나 금전적 보상이 곧 생존을 담보해 주는 증거라고 여긴다. 승진이나 인사 평가는 한정된 자원이므로 경쟁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이들은 매사를 경쟁으로 취급한다. 남을 이기는 것이 우선이므로 어떻게든 경쟁자를 끌어내리고 자신의 이익을 쟁취하려 한다.
성장 프레임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추구하는 성장 목표를 가지고 있다. 자기 직무에서 전문가가 되겠다거나 리더의 위치에 서서 원하는 팀을 만들어 보겠다는 목표를 이야기한다. 목표 도달이 중요하므로 경쟁자보다는 자신에게 시선이 머문다. 물론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이들에게 경쟁은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과정일 뿐이므로 경쟁 자체를 목적으로 삼지 않는다.
생존만 하려는 사람은 실패 자체를 꺼린다. 간혹 실패를 만나도 그 좋은 배움의 기회를 걷어차고 만다. 창의적인 일을 하는 이들이 최고의 작품을 세상에 내놓은 시기는 제일 많은 작품을 만들었던 시기와 일치한다. 많이 시도하고 많이 실패해야 최고의 결과가 나온다.
주니어 시절에는 실수할 수밖에 없다. 몇 번의 실수를 통해 제대로 배우는 편이 낫다. 이들에게는 실수가 쉽게 용납된다. 단순히 실패를 피하려고 하기보다는 다양하게 시도해서 충분히 실패 경험을 쌓는 편이 좋다. 전문가는 지식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다양한 사례를 경험한 사람이다. 어떤 케이스가 발생해도 '제가 해본 경험이 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최고의 프로로 대접받는다.
좋은 실패 VS 나쁜 실패
- 새로운 시도와 탐색을 하려는 의도였다면 좋은 실패
- 잘못된 의사결정 방식이나 부주의로 인한 단순한 실수는 나쁜 실패
- 실패 대응 전략을 미리 세우기
리스크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실패의 두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방법은 없을까? 우선은 어떤 실패인지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 먼저다. 실패를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면 실패 대응 전략을 세운다. 실패에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준비가 되어 있으면 실패 앞에서 몸이 움츠러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계속 시도하고, 리스크가 높은 일이라도 내가 먼저 손을 들 수 있다.
먼저, 실패를 구분하는 방법부터 알아보자. 우리는 무조건 실패를 나쁜 것으로 간주하고 피하려고만 하지만, 실제로는 좋은 실패와 나쁜 실패가 있다. 좋은 실패는 무조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시도가 늘어나면서 실패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면 좋은 실패가 늘어나도록 하면 된다.
실패를 거울삼아 성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면 <좋은 실패>가 된다. 이제는 기업에서 최고의 필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MS-엑셀을 통해 좋은 실패의 사례를 살펴보자.
사실 ‘엑셀’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실패작이었다. 당시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 시장은 ‘로터스 1-2-3’ 프로그램이 주력 시장인 IBM PC 계열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IBM PC 시장 경쟁에서 실패하고는 틈새시장인 매킨토시용으로 엑셀을 출시했다. 매킨토시 컴퓨터는 아이콘을 클릭하는 그래픽 운영 체제를 사용했기 때문에 엑셀도 이에 맞춰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개발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윈도우 운영 체제가 자리 잡으면서 엑셀의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게 된다. 만일 IBM 시장 진입 실패라는 ‘좋은 실패’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엑셀 프로그램의 위상은 없었을 것이다.
반면, 단순한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실패는 나쁜 실패에 해당한다. 정보나 조언이 충분했음에도 귀담아듣지 않아서 잘못된 결정을 했다면 그것 또한 나쁜 실패다. 나쁜 실패는 크건 작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편이 좋다.
비록 좋은 실패라 하더라도 리더가 실패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때도 있다. 이런 때에는 리스크를 평가하고 대응하는 전략을 만들어 보고하면 조금이라도 리더를 설득할 수 있다.
리스크를 발생 빈도와 손해 크기로 4개 사분면으로 나눈다. 발생 빈도가 높고 손해도 크다면 <회피> 전략이 요구된다. 이런 프로젝트는 아예 시행을 재검토하거나 성공에 따른 수익이 아주 클 때만 제한적으로 시도한다. 발생 빈도는 높지만, 손해가 크지 않다면 <축소> 전략이 가능하다. 적극적인 사전 예방 장치를 마련하거나, 실패 발생 시 일정한 금액 이하로 위험을 축소한다.
발생 빈도는 낮고 대신 손해가 큰 경우에는 위험을 <전가>하도록 한다. 보험에 가입하거나 손해에 필요한 충당금 등을 적립하여 손해를 우리 회사가 모두 끌어안지 않도록 대비한다. 빈도도 낮고 손해도 작은 일은 굳이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므로 위험을 <보유> 하도록 한다. 당신이 시도하려고 하는 리스크가 있는 일이 어떤 범주에 드는지 위험을 평가하고 대응할 시나리오를 먼저 제시한다.
- 창의적인 일 = 리스크가 큰 일이다
- 실패 기록의 누적한다
- 실패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고, 나만의 대응 원칙을 세우자
최근 기업 문화에서 핵심이 되는 키워드는 바로 ‘창의력’이다. 창의력은 10%나 20%의 개선이 아닌, 100%, 1,000% 성장을 가능케 한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려면 실패에 당당히 맞서도록 한다. 실패를 불가피한 과정으로 여기고 실패의 원인을 찾아 더 큰 성공을 만든다.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그러나 항구에 있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새로 도전한 일에서 실패해 멘털이 크게 흔들릴 때는 어떻게 할까? 새로운 시도가 학습으로 이어지고 언젠가는 성공으로 이어질 것임을 알아도, 당장 상사의 질책이 걱정된다. '이번 프로젝트의 실패로 인사 평가가 나빠지고 승진도 물 건너간다. 결국은 직장에서 능력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힌다. 모두가 수군거릴 것이다.' 실패와 관련한 온갖 생각이 우리를 괴롭힌다. 실패로 감정이 격앙되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힘 때가 있다. 이런 때 진정 어린 조언자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조언자의 도움을 받아 실패 원인을 분석해 보고 솔직하게 보고한다.
약해졌을 때 도움을 처한다면 상대방이 나를 무능력한 사람으로 보지 않을까? 그것이 걱정된다면 명심하자. ‘강한 체하기보다는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다.’ 정신력이 강한 사람일수록 솔직히 자신의 문제를 밝힌다. 언젠가는 문제를 처리할 수 있다고 믿기에 문제를 드러내고 지지자와 함께 답을 찾으려 한다.
실패를 통해 배우려면 실패 기록을 남기기를 추천한다. 실패는 학습하고 성장할 절호의 기회를 선사한다. 그러나 막상 실패하면 누구나 실패 경험을 떠올리기는 아주 힘들다. 실패했을 때의 씁쓸한 감정보다 실패의 교훈을 상기하려면 기록을 하자.
실패 기록을 축적해 데이터베이스화해놓는다. 그러면 유사한 실패를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실패를 통해 배우는 방법을 체계화시킬 수 있다. 선배 최 과장은 15년째 일기를 쓴다. 그가 일기를 쓰는 것은 잘못 보낸 하루를 기록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문제를 틀리고도 오답 노트를 적지 않는 학생은 비슷한 문제를 또 틀리게 된다. 실패 기록은 오답 노트처럼 같은 실패를 막는 것은 물론, 실패의 교훈을 축적하도록 돕는다.
시련이나 실패를 겪고도 금세 극복하는 사람이 있다.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는 리더, 동료를 보면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일한다는 것은 끊임없이 떠오르는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이라고 믿는 CEO가 있었다. 그는 조직에서 문제란 늘 발생하는 당연한 것으로 간주했다.
가 보고 싶은 아름다운 땅이 있다면 그 과정에서 마주치는 강이나 산은 극복해야 할 대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