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바뀐 여행의 방식들
세월이 지나 어느덧 무려 10년 만의 인도인데 그 사이에 여행 방식도 많이 바뀐 것을 실감한다.
내가 여행을 했던 2005년, 2008년에는 스마트폰이 없었다. 인터넷 카페를 뒤적이며, 중요한 정보를 찾아 직접 노트에 적어 넣고, 가이드북과 지도를 보며 사람에게 물어가며 여행을 했다. 여행 중 지인과의 소식은 주로 곳곳에 있는 인터넷 카페에서 한국 자판으로 바꿔 설정을 한 뒤, 메신저를 통해 이야기하거나 메일로 주고받았기에, 메일함을 열어 볼 때마다 도착해 있는 반가운 편지들을 열어보는 재미가 컸다. 지금도 여행할 때 사용했던 아이디의 메일에는 스쳐간 여행자와 한국의 지인들과 나눈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근래에 다시 여행을 준비하면서 정말 깜짝 놀랐다. 우선 유심을 사서 끼우면, 전화나 인터넷이 자유로와지고.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 실시간으로 여행자들끼리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어플 지도에 표시를 해두면 오프라인으로도 위치를 찾을 수 있다. 골목의 동선까지 모두 표시해주니 그걸 따라가면 된다. 숙소도 교통도 온라인 예약이 활성화되어 있다. 인도 역 창구 혼잡한 기차역에서 사람들 틈에 끼여가며 굳이 줄을 설 필요도 없어졌다.
아, 세상이 이리 편해졌어도 내 여행 노트를 서걱이는 펜으로 채우는 것을, 종이와 얼룩진 잉크 글씨를 짚어 읽어 내려가는 아날로그 여행의 맛은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다.
내가 그새 구닥다리라도 되어버린 건가 싶지만 되도록 종이 지도를 들여다보며 길을 찾고 싶다. 문을 두드려 인사하고 방을 보여달라 묻고 싶다. 길 한구석에 앉아 엽서도 쓸 것이다. 10년 전의 인도와, 다시 찾은 인도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묵직한 배낭을 메고 낯설음을 조우하는 길에 온몸을 다시 담그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