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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레 Feb 13. 2022

라다크여 안녕,

다시 돌아온 레 숙소의 방은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마치 집에 돌아온 것만 같은 편안함. 라다크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레 왕궁에 오르기로 한다. 이제는 몸도 적응이 다 되어서 오르막을 오르는 데에도 무리가 없었다. 왕궁에서 내려다보는 라다크의 전경은 너무 예쁘고 아득해 보였다. 설명이 필요 없는 풍경이다. 내가 이 속에 머물고 있었구나. 정말로 내가 레에 있네.

달이는 레 왕궁의 돌을 오르고 만지며 놀기 시작했다. 이내 신발도 벗어버리고 맨발로 돌아다닌다. 어디를 가든 옷을 갈아입듯이 적응하고 그곳에 어우러지는 아이의 모습은 정말 놀랍다. 우려와는 다르게 달이는 매 순간을 잘 받아들였다. 레 전경을 감상하고 다시 메인 바자르로 돌아간다. 사고 싶었던 법기인 띵샤를 구입했고, 타르쵸도 구입했다.


언제 다시 올진 모르지만 언젠가는 다시 올 라다크. 마지막 라다크의 밤하늘은 깨끗했고 푸르렀다. 별과 달은 밝게 빛났다.  



아침에 일어나서 커튼을 걷으면 하얀 설산이 아침을 맞아주던 라다크. 비록 처음에는 고산 증세로 힘들었으나 이내 몸도 적응하여 씩씩하게 다닐  었다. 생생한 불교 법맥을 오감으로 느낄  있었던 틱세 곰파의 아침 예불과 그저 머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고 치유되었던 조용한 시골 마을 알치. 그리고 레에 머무는 나날 동안에 따뜻하고 안전하게 품어  empyrean house 숙소의 가족 분들.  숙소를 만났던 것은 행운이었다. 이분들의 보살핌이 없었다면 우리는 안전하게 여행을   없었을 것이다. 라다크에 다시 오게 된다면 그것은  분들을 다시 만나러 오는 걸게다.

여행은 결국 사람을 만나는 여정이라고 생각한다. 라다크의 풍경보다 더 보고 싶은 숙소의 가족분들

라다크에서 허락된 시간 속에 무사히 그리고 황홀히 머물고 우리는 다시 델리로 내려왔다.


두터운 점퍼를 벗고, 시원한 반팔로-

전기장판을 켜고 자다가 이제는 천정의 펜을 켜고 잠을 잔다.


라다크여 안녕.

그리고 다시 만난

델리여 안녕.


우리는 모두 무사히

지금 이 시간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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