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레 숙소의 방은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마치 집에 돌아온 것만 같은 편안함. 라다크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레 왕궁에 오르기로 한다. 이제는 몸도 적응이 다 되어서 오르막을 오르는 데에도 무리가 없었다. 왕궁에서 내려다보는 라다크의 전경은 너무 예쁘고 아득해 보였다. 설명이 필요 없는 풍경이다. 내가 이 속에 머물고 있었구나. 정말로 내가 레에 있네.
달이는 레 왕궁의 돌을 오르고 만지며 놀기 시작했다. 이내 신발도 벗어버리고 맨발로 돌아다닌다. 어디를 가든 옷을 갈아입듯이 적응하고 그곳에 어우러지는 아이의 모습은 정말 놀랍다. 우려와는 다르게 달이는 매 순간을 잘 받아들였다. 레 전경을 감상하고 다시 메인 바자르로 돌아간다. 사고 싶었던 법기인 띵샤를 구입했고, 타르쵸도 구입했다.
언제 다시 올진 모르지만 언젠가는 다시 올 라다크. 마지막 라다크의 밤하늘은 깨끗했고 푸르렀다. 별과 달은 밝게 빛났다.
아침에 일어나서 커튼을 걷으면 하얀 설산이 아침을 맞아주던 라다크. 비록 처음에는 고산 증세로 힘들었으나 이내 몸도 적응하여 씩씩하게 다닐 수 있었다. 생생한 불교 법맥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었던 틱세 곰파의 아침 예불과 그저 머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고 치유되었던 조용한 시골 마을 알치. 그리고 레에 머무는 나날 동안에 따뜻하고 안전하게 품어 준 empyrean house 숙소의 가족 분들. 이 숙소를 만났던 것은 행운이었다. 이분들의 보살핌이 없었다면 우리는 안전하게 여행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라다크에 다시 오게 된다면 그것은 이 분들을 다시 만나러 오는 걸게다.
라다크에서 허락된 시간 속에 무사히 그리고 황홀히 머물고 우리는 다시 델리로 내려왔다.
두터운 점퍼를 벗고, 시원한 반팔로-
전기장판을 켜고 자다가 이제는 천정의 펜을 켜고 잠을 잔다.
라다크여 안녕.
그리고 다시 만난
델리여 안녕.
우리는 모두 무사히
지금 이 시간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