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생일 1
7살이 되던 해, 아빠는 숫자에 대해 하나씩 알려주기 시작했다. 숫자를 세는 법이나 산수, 시계를 보는 법과 달력에 대해 자세히 말해주었고 틈만 나면 아빠의 퀴즈가 시작되었다. 아빠와 함께 하는 숫자놀이 시간이 내게 가장 큰 즐거움이었고 매일 난 아빠가 퇴근하기를 기다렸다.
초등학교를 들어가서도 산수 시간은 늘 즐거웠다. 내가 아는 셈이 나오고 정답을 맞힐 때마다 아빠 생각이 났다. 문제를 풀고 높은 점수를 받을 때마다 아빠에게 제일 먼저 달려가 당당하게 보여주었고 그때마다 아빠는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셨다. 난 그저 나를 쓰다듬어 주는 아빠의 손길이 좋았다.
숫자와 관련된 거라면 자신 있던 내게 큰 고비가 왔다. 바로 생일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음력과 양력 생일이었다. 엄마가 정성스럽게 만들어주는 음식들이 맛있어 매일매일이 생일이면 좋겠다며 가족들의 생일날만 기다렸다. 어느 날 내 생일은 해마다 같은 날인데 엄마나 아빠, 그리고 오빠의 생일은 매년 다른 날인걸 인지하게 되었다. 이상하다고 느낀 난 아빠에게 물었고 늘 그렇듯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셨다. 내게 다정하게 말해주던 아빠의 모습이 선명하다.
아빠의 음력 생일은 무더운 여름날이었고, 매년 달라지는 날짜가 헷갈려 나 홀로 양력 일자에 편지를 쓰곤 했다. 사랑하는 아빠에게로 시작하는 내 편지를 읽고 나면 환한 미소로 ‘나도 우리 딸 사랑해’라고 말하며 따뜻한 품으로 안아주었다.
아빠, 이제는 헷갈리지 않아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