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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지승 Jan 21. 2021

고양이들에게 배웁니다.

  고양이들의 마음


  나는 집 안에서 고양이와 함께 살기 전에는  동물에게 어떤 감정이라는 게 있고 어떤 식으로든 어떤 감각이 뛰어나다는 걸 제대로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동물적인 감각'이 좋다는 말이 얼마나 직관력과 집중력이 뛰어나다는 말인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고 인간이 만물의 영장 이기전에 동물이라는 사실을 늘 쉽게 잊곤 했다. 그렇기 때문에 고양이 2마리의 집사라는 사실이 놀라운 게 아니라 이 2마리의 동물들에게서 배우는 여러 가지 감정들이 때론 내가 생각했던 거보다 훨씬 더 높고 깊은 감정을 요구하는 것이어서 함께 사는 기쁨만큼 함께 살아서 배우는 것도 많았다.

  물론 가슴으로 낳아서 지갑으로 키우는 게 반려동물이긴 하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같이 살면서 배운 건 내가 한 생명을 오롯이 죽을 때까지 책임지겠다는 그 책임감 있는 마음이 그 어떤 마음보다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고 동물도 성격이 있고 취향이 있고 각기 저마다 다른 성향이 있다는 건 한 마리만 키울 땐 전혀 몰랐던 감정들이었다.

  같은 종류의 동물이 오게 된다면 우리 집에서 잘 크고 있던 고양이도 그저 반색하며 좋아할 거란 생각을 하진 않았지만 영역 동물인 고양이에게 그게 얼마나 스트레스 주는 일인지 몰랐던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집 사적인 관점에서 집사의 이기심에 그래도 막상 현실로 마주하면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싶었던 그 마음조차도 2달이 다 지나가는 동안 큰 고양이가 받아야만 했던 스트레스로 눈이 계속해서 아파서 허피스 진단을 받을까지 반려동물의 주인 이기전에 인간적으로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힘들까를 몰랐던 것도 아니었지만 결국  내가 원하는 대로 2마리의 묘연의 삶은 언제나 해피엔딩이기만을 바랬었다.


  버려진 건 죄가 아니잖아요?


  버려진 고양이로 데려온 첫째 고양이 앙꼬는 키울 때는 몰랐는데 생각보다 우리 눈치를 많이 봤던 모양이다. 또다시 버려질지 모른다는 강박관념이 늘 있었다는 걸 새롭게 우리 집으로 온 다른 작은 고양이가 오고 나서야 알았다. 매일같이 즐거운 마음으로 골골송을 부르는 작은 고양이 하루와는 확연히 다르게 앙꼬는 늘 멀리서 집사의 마음만을 애달프게 바라보는 일 말고는 하는 일이 별로 없었다. 안 그래도 된다고 그리 말해도 인간의 진심보다 고양이의 진심은 "미안해 집사, 아직도 너를 좋아하긴 하지만 믿을 수는 없어!"라고 말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를 일이었다.

  엄마품에서 사랑 듬뿍 받고 잘 자라서 온 러시안 블루 하루는 볼 때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성장환경이 진짜 중요하다는 걸 배웠고 그 감정들은 사랑도 받아본 사람만이 사랑받는다는 논리처럼 그 기적의 논리는 반려동물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깨우쳐 주기까지 했다. 그렇게 시간이 가면 전과는 또 다른 시간과 감정을 또 맞닥트리게 되겠지만 이 2마리 생명체가 내게 주는 각기 다른 감정들을 통해 또 다르게 성장하고 사색하는 나를 보기도 한다. 그래서 정말 키우기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그 수만 가지 감정들이 놀랍고 그저 다 잊힐까 두려워 이렇게 한 자 한 자 기록하게 되는 이유를 알게 해 주었다.


역지사지의 마음.


  특히나 두 마리를 함께 키우면서 가장 놀랐웠던건 작은 고양이가 부러워 큰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반으로 줄여낼 만큼 소리 데시벨이 줄어드는 걸 보았을 때 인간의 질투 저리 가라 할 만큼의 예쁨을 받고자 하는 동물의 질투를 눈앞에서 확인하고 나니 그저 인간에게도 감정 자체를 두고 혼내고 누구의 마음이라도 불편하게 할 필요는 없는 것이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떤 상황이든 그 상황을 받아들여야 하는 시간이 그 시간들이 누구에게나 필요한 법이니까.... 그런 면에서 보면 우리는 자기 일이 아니면 너무 말을 쉽게 하고 사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신경 쓰지 마! 잊어버려! 하는 식의 말은 자기 일이면 먼저 쉽게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 결국 내 일, 내 감정, 내 상황이면 모든 순간이 가장 집중되는 순간으로 변하게 되기도 하는 거니까... 그래서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늘 생각하는 일은 그 어떤 감정보다 중요한 마음이란 걸 동물을 통해 또 배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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