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쉽지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매년 새해가 다가오면 우리는 하나둘씩 목표를 세운다. 누구는 살 빼야지, 누구는 연애해야지, 누구는 책 100권 읽어야지 등 그럴듯한 계획을 세운다. 나도 마찬가지로 입대를 하고 복무 기간 동안 무엇을 할까 고민해 보고 계획을 세웠었다. 그중에 하나가 헬스와 수영이었고, 스페인어 공부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게 꾸준히 운동을 해서 근육을 만들며 수영으로 생활체육 지도사 2급 자격증을 따는 것이 나의 목표였고, 스페인어 공부를 하여 어학 자격증을 따는 것이 또 다른 목표였다. 업무 특성상 공부할 수 있는 개인 시간이 많았기에 스페인어 공부를 마음을 먹었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고, 매일매일 운동 시간이 주어져 헬스를 하는 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수영은 약간 다른 문제였다. 수영은 배워야 했기에 강습반을 들어야 했고, 내가 들을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었다. 그래도 아침형 인간이었던 나는 출근 전 수영하기로 마음먹었고, 새벽 6시 강습반을 듣기로 하였다. 이 결심을 하고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헬스장 전기권도 결제하고 스페인어 책도 샀다.
하지만 수영 강습반 신청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알고 보니 신규 등록은 체육센터에서 새벽 2시에 와서 번호표를 뽑고 대기 후 새벽 3시부터 순서대로 등록한 후 상상하지 못한 시간과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나는 처음에 2시가 낮 2 시인 줄 알았는데 재차 확인하니 새벽 2시라는 것이 너무 놀랐고, 사실 신청 당일에도 이게 맞나라는 의심이 끊임없이 들었다. 이런 의심을 가지고 수영장에 가니 놀랍게도 사람이 꽉 들어차 있었다. 처음 보는 광경에 몹시 충격을 먹었다. 무슨 고3 학원 등록 현장인 줄 알았다.
그래도 이 인파를 뚫고 나는 결국 원하는 강습반에 들어갔고 드디어 첫 강습일이 되었다. 어렸을 때 수영을 잠깐 배우고 최근에는 프리다이빙만 해서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지만 그래도 자신감 있게 따라갔다.
같이 강습을 듣는 분들도 대부분 다 나이가 있으셨고, 그중 가장 어려 보이시는 분도 나랑은 10살 차이는 나 보였다. 그분들이 수영하는 것을 보고 놀란 것은 나도 힘들어서 숨을 헐떡이는데 그분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프로페셔널하고 하게 수영을 한다는 것이다.
그들을 보고 지금까지 운동을 하지 않은 나 자신을 반성했다. 그리고 나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열정으로 타올라서 새벽 물이 차가운지도 몰랐던 나는 열심히 아침 수영을 다녔고, 심지어 재미를 붙여 거의 매일매일 수영을 했다.
한 6개월 하고 서늘한 가을이 찾아왔을 무렵 나는 은근슬쩍 아침 수영을 피하고 있었다. 훈련이 있다는 핑계로 아침 강습을 나가지 않고 몸 컨디션이 안 좋다는 핑계로 집에 누워 있었다. 물론 컨디션이 안 좋았던 건 사실이었지만, 수영을 못 갈 정도는 아니었기에 초심을 잃어 슬럼프에 빠진 게 아닌가 싶었다. 수영을 나가야지 하면서 아침잠에 지고 물 하고 점점 멀어져 갔다.
그때 때마침 수영장 공사로 한 달간 수영을 못할 좋은 이유가 생겼다.
이 기간 동안 마음을 다시 다 잡고 수영을 다시 하의 열정을 불태우라는 신의 계시 같기도 했다. 수영을 계기로 꾸준함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느꼈다. 수영을 하다 정말 나이가 많으신 분들 10바퀴씩 쉬지 않고 수영하시는 모습을 보며 꾸준함의 힘이 다시 한번 경의를 느꼈다.
결심은 쉽지만 '실천'과 '계속 이어나가길 노력하는 마음'이 얼마나 힘든지, 꾸준함이 정말 좋은 무기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꾸준함의 중요성과 위대함을 느끼기 전 나는 스페인어 공부해 손 뗀 지 오래되었지만, 다행히도 헬스는 지금까지 꾸준히 하고 있었지만 처음 열정에 비해 좀 시들해진 건 사실이다. 그래도 헬스는 수영 꼴이 나지 않도록 꾸준함의 노력이 계속 기울일 것이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