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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축하하지 못하는 나,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브런치북 by_지니

by 생각창고 지니

남자 잘 만나는 게 복이라며, 결혼을 잘한 걸 자랑하는 친구들.

이미 대리에서 과장까지 달고, 해외 유학까지 떠난 또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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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래도 결혼을 포기하고 이만큼 능력을 쌓았잖아?’


이런 표현들을 곱씹어 보니, 결국 남과 나를 비교하고 상처 입히는 말이었다.


그래서인지 요즘 마음 한편이 자주 불편하다.




최근 읽은 『초역 논어』 속 몇몇 문장을 통해 나 역시 그런 마음들을 돌아보고 반성하게 되었다.


인이 있어야 좋아해야 할 사람을 좋아하는 일이 가능하고, 미워해야 할 사람을 미워하는 일이 가능하다.
인이 아니라면, 누구를 좋아하고 누구를 미워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어쩌면 남을 질투하는 마음 자체는 내가 특별히 모자라서가 아니라, ‘질투’와 ‘경쟁심’이 인간관계 안에 본래부터 자리한 감정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보는 것이다.


사람들은 아무것도 없으면서 있는 것처럼 꾸미고, 텅 비어 있으면서 가득 찬 것처럼 꾸미고, 곤궁하게 살고 있으면서 풍부한 것처럼 꾸민다. 그렇게 꾸미기만 하면 필히 자신을 잃게 된다.


가난하고 지위가 낮은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누구라도 ‘도’를 얻기 위해서는 잘 나가지 않는 상태가 때문이다.


군자는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할 뿐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모두가 "남 잘되길 바란다"라고 말하지만 실제론 쉽지 않다.


그러나 억지로 긍정적인 반응을 할 필요는 없다. 심리학 연구에서도 자기감정을 '속이거나 덮으려'하면 오히려 스트레스와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인자는, 자신이 자립하는 것과 동시에 친구를 자립하게 하고 자신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친구 역시 목적을 달성해야만 한다는 인간관계의 법칙을 확실히 밟고 있는 사람이다.


억지 미소보다 차라리 "나는 아직 그만큼 여유롭지 않아."라고 인정하는 태도가 훨씬 건강하고 자연스럽겠지만,


마음의 불편감 해소를 위해 내가 왜 진심으로 축하하고 응원해야 하는지에 대한 작은 답 하나를 책 속에서 찾게 된다.


중요한 건,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나답게 성장하려는 힘’을 잃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이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바라보려는 노력 그 자체로도 이미 충분히 의미 있고 높은 가치를 품은 행동임을 기억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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