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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내 삶의 재판관에서 증인으로

브런치북by_지니

by 생각창고 지니

나는 최근에 일을 쉬면서, 하염없이 생각에 잠겨보았다.

과연 번아웃이 찾아온 진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곰곰이 돌아보니, 나는 늘 내 행동의 재판관이었다.

늘 판단하고, 부족함을 지적하며, 스스로를 단죄하기 바빴다.


최근의 나는 수없이 나 자신을 평가하고, 비판하는 순간을 반복했다.

문득, “누군가 내 삶을 증언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이 질문에 마음이 멈췄다.


① 나는 증인으로서, 나의 삶을 이렇게 증언합니다.


가만히 돌아보면, 나는 남의 단점을 내 단점처럼 여겨서 감추려 하는 습관이 있다.


높은 자리에서 남의 실수를 지적하는 순간 그 화살이 나에게도 향하지 않았는지를 돌보게 되었다.

그것이 나의 배려이기도 했고, 동시에 내 마음의 피로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러한 태도가 그 자리가 나를 조금 다르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


군자는 사람을 성장시킨다. 군자는 타인의 훌륭함을 끌어내 성장시킨다. 그래서 그 사람의 나쁜 점이 밖으로 드러나 커가지 않도록 돕는다. 소인은 그것을 반대로 한다. _『초역 논어』


그래서일까. 나는 나와는 다른 능력과 색깔을 지닌 다능인들과 함께 있기를 좋아하며 그만큼, 기준도 자연스레 높아진다. 그들이 가진 가능성과 감각을 가까이에서 느끼며, 내 안의 감각도 자극받곤 한다.


"어린 후배들에게 자리와 복지를 기꺼이 내어주던, 다음 세대를 먼저 생각했던 깊은 마음의 실천자, 전소연."


그렇다 나는 자리에 욕심 부리기 전에, 남의 부족함을 감춰주고 장점을 오래 바라보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온 사람이다.


군주답기는 어렵고, 신하답기도 쉽지는 않다. 군주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신하가 많은 나라라면 그 나라는 번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_『초역 논어』


② 판단하지 않고 지켜봐 주는 연습법


하루 1~2번 누군가(혹은 나 자신)를 비판하거나 평가하는 생각이 떠오를 때 바로 행동하지 말고 마음속에서 잠시 멈추고 메모한다.


"지금 내가 기대하고 있는 기준은 누구의 목소리지?" 처럼 타인에게 쏟아지는 즉각적인 평가를 '관찰의 언어'로 바꾸는 훈련이다. 이때 '나'를 기준으로 '증언'의 말투를 시도해 본다.


- "내가 보기엔, 넌 요즘 많이 애쓰는 사람이야."
- "내가 지켜본 나 자신은, 오늘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어."


이처럼 나 자신을 평가하기보다는 그 길을 함께 지켜봐 준 증인의 시선(증인의 언어)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내 자신에게 따뜻한 나라가 되어줄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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