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같은 처지라면 시도를 해보았으면 한다.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 딴생각을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넷플릭스에서 의미 없이
웃을 수 있는 영화를 켰다. 금방 지루해졌다. 어쩜 그리도 잡념이 머릿속에서 활보를 하는지.
노트북을 덮고 잡념을 피하지 말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장소에서 충분히 생각하고 오자.
라고 결심이 섰다.
그래서 내 발걸음이 다다른 곳은 다름 아닌, 동네 목욕탕.
낮 3시의 목욕탕은 사람들이 적당히 붐비고, 고요한 듯했지만 시끄럽기도 했다.
사실 내가 생각한 이미지는 열탕에 혼자 땀을 내며, 조용히 사색에 잠겨있는 내 모습이다.
그런데 나쁘진 않았다.
적당히 붐비는 사람들 틈에 껴, 따뜻한 그 기운에 기억 저 편에 있던 생각들까지 난다는 것이.
그런데 열탕의 뜨거운 온도는
기억 저 편의 생각을 조금 더 깊숙하게 녹여냈다.
몸이 따땃해지니, 생각이 '이 터가 좋다'라고 생각됐는지 끊임없이 피어올랐다.
그렇게 녹여낸 과부하 된 생각들에 답답해 숨을 쉬기 어려울 때,
차가운 물을 부어 생각의 싹까지 모조리 얼려 없애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파이터 기질이 있다)
그리고는 냉탕에 들어갔다.
머리가 띵했다.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입으로 숨을 내쉬는데 차가운 공기가 내 몸 깊숙한 곳에서 밖으로 나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 느낌은 잡념이 배출되는 기분이었다.
따뜻한 상태에서 잡념을 일부러 하고, 얼 것 같은 곳에서 잡념을 배출해내는 과정
열탕과 냉탕을 왔다 갔다 함으로써, 나는 내 안에 있는 독소를 빼는 과정을 배웠다.
이렇게 쓰니 꼭, 목욕 예찬론 사람이 된 것 같다.
하지만 이 글을 보는 누군가도 눈 감고 이 방법을 한 번 써봤으면 좋겠다.
혹시라도 머릿속을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을 하나 찾은 거면
그것이야 말로, 스스로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니깐.
생활 속에서 나를 알아가고 독소를 푸는 과정은
분명히 미래의 나를 위로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이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그 방법을 찾아가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