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가양 Feb 10. 2019

둘러 둘러말합니다

지금 당신은 빛나고 있나요?

취미를 갖고 싶었다.

그래서 이것저것 해서 찾은 취미가 주짓수였다.

여기에 대해선 할 말이 참 많다.

다른 유술, 무술과 다르게 덩치 차이가 많이 나는 상대랑 해야 했다.

(덩치 차이가 많이 안 나면, 서로 이기려고 하기 때문에 더 다친다고 한다)

그런데 무슨 수도 못써보고 지기만 하니, 몸속에 승부욕이 꿈틀댔다.

그래서 편법을 이용해 기술을 써보려고도 하고, 아픈데 탭은 죽어도 안 쓰며 버티기도 했다.

(원래는 아프면 바로 써야 한다. 인대가 나갈 수도 있으니)

상대방은 그런 나를 보면서

나는 분명 웃고 있는데, 화났냐고 물어보거나,

끝낼 만도 한데 안 끝내려고 발버둥 치니, 당황하거나 재밌어했다.

그리고 들은 말이 '쬐끄만한게 승부욕이 장난 아니네'

'독기 있네'였다. 이상하게 기분이 꽤 좋았다.


주변에서 나도 모르는 내 모습을 정의해주곤 하는데,

최근에 들은 내 정의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정의였다.

사실 그 모습을 많이 원하긴 했으나 쉽게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기 때문에 좋았던 것 같다.

(작가 양의 외양만 보고, 사람들이 조용할 것 같다 아가 자기 한 걸 좋아할 것 같다고 하지만

작가 양은 날카롭고 카리스마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어 한다.)

그래서 요즘 나는 그러한 내 모습을 조금 더 자주 보기 위해 주짓수를 하고 있다.


그래서 '좋아한다'라는 정의가 참 애매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는 요즘 주짓수가 좋아.'라고 말을 하면, 사람들이 말한다.

'아 주짓수가 확실히 재밌긴 한가 봐. 나도 해봐야겠다.'

그럴 땐, 사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다.

'재밌는데, 주짓수 자체가 아니라, 주짓수를 통한 내가 좋아라고 해야 할까.

보통은 그게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걸까.'라는 복잡한 생각에 그냥 고개를 끄덕인다.


취미를 찾아서 좋다.

일상을 좋아한다.

너를 좋아한다.


취미와 질문을 통해 내가 들었던 논제였다.

뭐든 좋아한다는 것은, 상대방이 얼마나 매력적이어서 좋다가 아니라

그를 좋아하는 내 모습이 내가 보기에도 만족스러울 때, 좋아한다라는 말을 쓰는 것 같다.


그러니깐, 끝난 연애를 다시 시작하는 내 친구에게 말하고 싶다.

좋아한다 라는 감정은 그 사람이 치명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보다,

그 사람을 좋아할 때 자기 자신이 빛난다고 느껴졌을 거야.

그런데 지금도 빛나고 있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