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체력 16개월 아기)
안녕하세요? 언제 어느 가정에서나 볼 수 있는 보통엄마입니다. 현재 2살 아기를 키우고 있어요.
16개월이 들어서면서 아기의 에너지는 더욱 왕성해지고 있다. 왕성하다 하늘을 찌를 것 같다. 그 에너지를 골골대는 어미가 감당 못할 지경이다.
"이제 밖에 나온 지 2시간 되었다~ 집에 갈까?"
"(도리도리)"
"그럼 30분만 더 노는 거야! 비도 올 것 같고 밥도 먹어야 되니까~~"
"(엄마맘 모르는 아들)우헿헿헿헿"
요즘은 집에 가자는 나와 밖에 나가자는 아기가 매일 실랑이를 벌인다. 집에 오면 한숨 돌리기가 무섭에 다시 밖에 나가자는 우리 아기. 목욕해서 기저귀밖에 안 찬 상태로 밖에 나가자고도 하고. 어디서 모자를 주워와서는 모자만 덜렁 쓰고 나가자고 하고. 또 내 바지를 귀신같이 찾아서 나가자고 한다.
"이제 낮잠 잘 시간이다. 코자자~"
"(도리도리)"
"한숨 자고 어야 가자~"
"(신발장 앞에서 손짓을 하며 발을 동동) 으에에엥우웽"
눈물 콧물 다 쏟으며 밖에 나가자는 아기. 밖에 꿀단지라도 숨겨 놓은 건지? 맹 똑같은 나무, 자동차, 미끄럼틀을 보면서도 아기는 매번 재미있나 보다. 엄마인 난 30년을 넘게 봐서 그런지 별 감흥이 없는데 말이다.
이 미칠듯한 체력의 아이가 겨우 16개월이라니. 앞으로 아기의 체력은 점점 쌔질 텐데 슬그머니 걱정도 든다. 그래도 밖에 나가서 시원한 바람 쐬며 신나 하는 아기의 얼굴은 정말 예쁘다. 그래서 헥헥 데면서도 이 저질체력 엄마가 따라나서는 거겠지.
오전 외출을 한 아기는 점심을 먹더니 낮잠을 안 잔다고 울며 불며 코딱지까지 나왔다. 그리고는 꼭 울 때도 엄마의 시야에서 울려고 내가 잘 보이는 쪽으로 자리도 옮겼다. 그래도 지친 엄마가 누워서 꼼짝도 안 하자 그제야 자기도 슬그머니 옆에 눕는다. 그러더니 1분도 안돼 잠드시는 우리 아기 상전님..
아기가 잠든 때를 틈타 기록으로 남겨둔다. 자고 일어나자마자 또 모자를 들고나가자고 하진 않겠지? 엄마 좀 살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