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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이모님 세 분이 산다.

by 또대리



안녕하세요? 어느 가정에서나 볼 수 있는 보통엄마입니다. 저희 집에는 오늘도 집안 곳곳을 탐험하는 10개월 아기가 있습니다. 아기를 돌보느라 저는 육아휴직 중이고요. 그래서 남편의 외벌이 수입으로 먹고사는 3인 가정이랍니다.




이모님 세 분을 소개합니다

오늘은 우리 집에 계신 이모님 세 분을 소개하려고 하는데요. 어찌나 저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는지 매일매일 감사해요. 이 이모님들이 없었더라면 저는 지금 편히 앉아서 글을 쓰고 있지도 못했겠죠. 항상 감사한 마음뿐이랍니다. 때로는 친정엄마처럼 저를 다독거려 주시기도 하고요. 때로는 10개월인 저희 아이와 함께 놀아주시기도 해요.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바로 이런 걸까요. 이런 은인이 또 없습니다. 우리 이모님은 수줍음이 많으셔서도 말이 없으셔요. 그래서 제가 대신 이모님을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이쯤 되면 다들 눈치채셨으려나요?


우리 집 이모님 세 분은 바로 건조기, 로봇청소기, 식기세척기입니다


첫 번째 이모님, 건조기

첫 번째로 소개해 드릴 이모님은 건조기 이모님이세요. 저희 집에 가장 먼저 들어오셨어요. 결혼을 하자마자 이 이모님을 제일 먼저 모셨으니까요. 결혼 전, 친정집은 빨래가 참 많이 나왔었는데요. 여자가 3명이다 보니 매일 아침저녁으로 씻고 난 수건만 한가득이었어요. 그래서 세탁기가 2~3일에 한 번꼴로 돌아갔어요. 그러나 건조기 이모님이 안 계셨을 때라, 빨래 널기가 매번 일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저희 집이 1층이라 빨래를 너는 베란다에서 바깥 외부인과 눈이 마주칠 때 참 싫었어요. 그때 저는 무방비상태로 헝클어진 머리와 목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있었거든요. 그렇다고 빨래 널고자 꽃단장하고 베란다에 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지요.


그래서 결혼을 하자마자 건조기 이모님을 제일 먼저 모시자고 결심하였죠. 지금은 이모님과 함께한 지 3년 차예요. 우리 건조기 이모님은 정말 통이 크세요. 부피가 큰 이불도 싹 다 건조해주시고요. 빨래를 널고 거두어들이는 과정을 없애주셨어요. 참 혁명적이었죠. 아기가 생기니 건조기 이모님께 더욱 감사해지더라고요. 아기의 빨래도 뽀송뽀송하게 건조해주시니까요. 가끔 옷이 좀 줄어드는 것만 빼면 저에겐 완벽한 이모님이세요.


아기가 생기니 건조기 이모님께 더욱 감사해지더라고요.



두 번째 이모님, 로봇청소기

두 번째 이모님을 소개하기 전 고백할 게 있어요. 사실 전 청소를 무지 귀찮아하는 편이랍니다. 이상하게 청소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아기를 키울 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청소였어요. 왜냐하면 아기를 키우려면 하루에도 몇 번씩 청소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에요. 아기가 기어 다니면서 온 바닥의 떨어진 부스러기를 주어먹는다고요. 그래서 청소에 약했던 저는 걱정을 했죠. 신혼초 청소 때문에 남편과 티격태격한 적도 있어요. 제가 청소하면 되는데, 괜히 남편에게 미루기도 하고요.


고민 후에 로봇청소기 이모님을 집에 들였어요.


로봇청소기 이모님이 계시니 청소는 할 만해요. 하루에도 몇 번씩 로봇청소기 이모님을 돌리면 바닥이 깨끗해져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돼서 신경 쓸 것도 별로 없어요. 때 되면 필터 갈아주고 먼지통 청소해 주는 수고는 기꺼이 해요. 아기를 낳자 우리 집에는 로봇청소기 이모님의 역할이 하나 더 생겼어요. 바로 아기랑 놀아주시는 역할이에요. 아기가 기어 다니면서 움직이는 로봇 이모님을 따라다녀요. 가끔 아기 아빠가 장난으로 로봇청소기 위해 앉혀 보기도 하고요. (안전하게 바로 옆에서 보고 있고요). 물심양면으로 아기와 놀아주시고, 청소를 해주시는 우리 소중한 이모님이에요.



세 번째 이모님, 식기세척기

세 번째 이모님은 식기세척이에요. 저희 집에 가장 나중에 들어오셨어요. 그전까지는 세 들어 사는 집이라 그런 것도 있고요. 사실 부부 2명이 애 없이 살 때는 설거지 양이 많지 않았어요. 그러나 아기를 낳고 이유식도 만들기 시작하기 설거지 거리가 많이 들더라고요.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밥을 더 많이 해 먹기도 했고요. 살 때는 가격 때문에 망설였지만 지금은 참 고마운 이모님이랍니다. 사실 저희 집에서 설거지 담당은 남편이에요. 그래서 남편이 제일 좋아하는 이모님이 바로 이 식세기 이모님이에요.


식기세척기 수혜를 가장 많이 본 사람 중의 한 명이 우리 남편일 거예요.



이모님들을 들이기 전에 고민을 했어요

처음 이모님들을 저희 집으로 모시기 전 고민을 많이 했어요. 물론 좋다고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요. 문제는 대부분 돈이죠. 한두 푼도 아니고 모두 몇 십만 원짜리 비싸신 분들이잖아요. 그래서 저희 집으로 들이기에는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제일 먼 거 건조기를 한 번 들이고 나자 많은 이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우선 빨래하는 시간을 줄여 주고요. 체력과 에너지를 절약해줘요. 저는 빨래 말고도 하고 싶은 일들이 참 많거든요. 그리고 차례로 로봇청소기, 식기세척기 이모님을 들였었는데요. 당장 돈이 나가는 건 마음이 아팠지만요. 덕분에 제가 다른 하고 싶던 일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얻게 되었어요. 가령 제가 좋아하는 글쓰기도 이렇게 할 수 있는 여유가 좀 있지요.


이모님 덕분에 제가 하고 싶던 다른 일들을 할 수 있어요




돈 vs 시간?

돈과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요. 그러나 누구에게나 한정적이에요. 특히 돈보다는 시간이 한정적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돈과 시간 중 하나를 고르라면 시간을 고를 것 같아요. 다소 돈을 쓰더라도 제 시간을 아껴줄 수 있는 것이 좋아요.. 누군가는 너무 편하게 산다고 할 수도 있어요. 휴직한 전업주부가 집에서 살림을 너무 편하게 하려는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그러나 저는 사람마다 중요한 것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그래요. 사람마다 참 다를 수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은 시간보다는 돈이 중요할 수도 있어요. 또 어떤 사람은 건조기 대신 빨래를 직접 탁탁 널어서 개는 걸 좋아할 수도 있어요. 로봇청소기보다는 자신의 손으로 청소를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각자 자신의 상황과 성향에 맞는 걸 하는 것이 좋을 거 같아요.


돈과 시간 중 무엇에 더 가치를 두시나요?




그러나 저는 우리 집에 계신 세 명의 이모님 덕분에 오늘도 행복합니다. 이모님 덕분에 시간적, 체력적 여유가 생겼어요. 고생을 사서 한다는 말을 별로 안 좋아해요. 이왕이면 고생은 안 했으면 좋겠어요. 안 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요. 대신 그 남는 시간과 체력을 제가 사랑하는 아이과 함께 하고 싶어요. 또 글을 쓰고 싶어요. 저 너무 별난 가요? 그럼 어때요. 이게 저인 것을요.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요. 그렇지만 모든 분들이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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