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버가 답이다
안녕하세요? 어느 가정에서나 볼 수 있는 보통엄마이에요. 그러나 돈에 대한 관심은 보통이상이에요. 현재는 10개월 아기를 키우느라 육아휴직 중이에요. 그래서 남편이 혼자 벌어서 세 식구가 먹고사는 외벌이 가정이랍니다.
소비 요정 나야 나
저는 20대 때 소비 요정이었어요. 여행 다니는 걸 좋아했고요. 기분파여서 친구들을 만나면 밥을 턱 쏘기도 했어요. 용돈만 받는 생활을 하다가 돈을 직접 버니 참 좋더라고요. 일은 힘들어도 매달 들어오는 월급을 쓰는 재미에 살았던 것 같아요. 특별히 값비싼 걸 사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스스로 낭비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차라리 명품을 샀으면 남는 거라도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여행도 그때는 좋았지만요. 그래도 돌아오는 비행기는 언제나 허무한 마음이 한편에 있었어요. 아마 무의식적으로 팍팍한 현실에 돌아오기가 싫었나 봐요.
그렇게 26살에 취업해 5년이 넘게 직장생활을 하고요. 31살에 결혼을 했어요. 당연히 결혼할 때 적은 돈으로 시작했지요. 그래도 남 탓할 수는 없었어요. 왜냐하면 결혼할 때 돈이 적었던 제 문제이란 걸 알았기 때문이에요. 남편은 취업한 지 얼마 안돼서 저희는 돈이 별로 없었어요.
결혼하고 목표가 생기다 ‘2년에 1억 만들기’
결혼을 하니 돈의 중요성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남편과 목표를 한 가지 세웠어요. 목표는 바로 ‘2년 동안 1억을 만들어 보자’였어요. 처음에는 이루기 쉬울 줄 알았어요. 맞벌이를 하는 데 언젠가는 1억을 모을 거라는 자신이 있었어요. 사실 그전까지는 1억을 모아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러니까 그 돈이 얼마나 큰 액수인지 가늠조차 잘 안된 거였어요. 방송이나 신문에서는 ‘억’ 단위를 쉽게 듣잖아요. 그러니까 나도 1억을 쉽게 모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봐요.
그러나 웬걸 현실은 녹록지 않았어요. 2년 안에 1억을 모으려면 1년에 5000만 원을 모아야 하지요. 1년에 5000만 원을 모으면 한 달에 최소 400만 원을 모아야 하고요. 한 달 월급 400만 원이면 아무리 맞벌이더라도 월급의 대부분을 저축해야 했어요. 결혼 초, 아직도 내 몸 안에는 욜로의 피도 흘렀고요. 신혼집 이곳저곳에 필요한 물품도 채워 넣어야 하고요. 몇 달 모아보니까 ‘2년 안에 1억 만들기’가 참 쉽지 않은 거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도 결국에는 2년 안에 1억을 모았어요. 결혼을 하니 돈이 훨씬 더 잘 모아지더라고요. 일단 데이트 비용을 안 쓰게 되고요. 웬만한 건 집에서 만들어 먹고, 옷 같은 것도 덜 사게 되더라고요. 화장품도 많이 줄이고요. 결국 ‘소비’를 줄여 ‘저축’에 성공했어요. 그러나 분명 쉬운 과정은 아니었어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더라고요. 특히 처음에는 돈 모으는 습관이 자리 잡지 않았었거든요. 이 습관을 잡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돈 모으는 습관은 별 거 없어요.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사지 않고요. 소비를 했으면 가계부에 적고요. 이런 사소한 습관이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결국 돈을 모으게 해 주더라고요.
돈은 중력의 힘을 가졌다.
제가 좋아하는 김승호 회장님의 ‘돈의 속성’에는 이런 내용이 나와 있어요. 바로 ‘돈은 중력의 힘을 가졌다’입니다. 이 말을 설명하면서 김승호 회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세요.
재산 증식 과정을 보면 1,2,3,4,5처럼 양의 정수(자연수)로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1,2,4,8,16과 같이 배수로 늘어난다. 이 원리는 이해하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 온 우주에 중력의 힘이 미치고 있듯 중력은 우주의 근본적 힘이며 세상을 만드는 원리 중 하나다. 이 원리는 무엇인가 불어나는 모든 것에 적용된다. 단지 돈은 물체가 아니기에 그것을 모으겠다는 사람 그 자신의 마음을 필요로 할 뿐이다.
저는 이 글을 보다가 깜짝 놀랐어요. 제 상황과 너무나도 비슷했기 때문이에요. 처음 돈을 모을 때는 1000만 원 모으는 것도 너무 힘들었어요. 그러나 일단 1000만 원을 모으게 되자 다음 1000만 원은 모으기가 쉬었어요.
1억은 2억을 불러왔다
그러던 중 모은 1억과 기존에 있던 돈을 합쳐서 내 집 마련을 했어요. 그 집의 집값 상승분과 계속된 저축을 합해 2억이 또 불어났어요. 처음 1억은 정말 모으기가 힘들었는데요. 2억이 되는 건 처음보다 한결 쉬웠어요. ‘돈의 속성’에 나온 대로 처음의 1억이 나를 위해서 같이 일해주고 있어 그랬나 봐요.
혹시 ‘계단식 성장’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우리가 성장을 할 때 언덕길처럼 올 것 같지만, 실제로는 계단식으로 온다는 말이지요. 이 계단식 성장이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한 것 같아요. 우리가 돈을 모으로 불리려고 할 때도 처음에는 노력한 만큼 결과가 안 나오는 것 같죠. 저도 처음에는 노력 대비 성과가 작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이만큼 노력하는 데 한 달에 모인 금액은 노력보다 못한 금액 같았어요. 마치 언덕을 오르고 싶어 한 것 같아요.
존버 하기
그러나 계속 노력을 하다 보면 어느새 내가 모은 돈은 계단을 오르듯 성장해 있어요. 또 그 돈들이 나를 도와주면 더욱 높이 배수가 되기도 하고요. 저 역시 만약 처음부터 바라는 결과가 안 나왔다고 중간에 포기했다면 돈을 모으지도 불리지도 못했을 것 같아요. 일단 방향이 맞다면 ‘존버’해서 계단식 성장을 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재산이 또 배수가 되는 날 다시 그때의 느낌을 글로 올릴게요. 우리 다 같이 존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