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부끄러운 흑역사가 있습니다. 스스로가 실망스러웠던 기억입니다.
20대 중후반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였습니다. 직장에서 친해진 동료가 있었습니다. 나이도 비슷하고 성격도 좋은 친구였습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동료이자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희 팀에서 그 동료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얼토당토 없는 말이었습니다. 동료에게 그 사실을 전달해 주었습니다.
"00님이 이런 말을 하더라?"
동료는 불같이 화를 냈습니다. 그리고 제게도 불똥이 튀었습니다. 자기를 적극적으로 보호해 주지 않고 무엇을 했냐고요.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 동료가 걱정되어 전달해 준 말이었는데요. 그 친구는 더 기분만 나빴고요. 저는 중간에서 이야기를 떠는 빅마우스가 된 거였습니다. 그때 이 명언들을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생각이 맑고 고요하면
말도 맑고 고요하게 나온다.
생각이 야비하거나 거칠면
말 또한 야비하고 거칠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그가 하는 말로써
그의 인품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말을 존재의 집이라고 한다.
- 법정 스님
물고기는 언제나 입으로 낚인다.
인간도 역시 입으로 걸린다.
- 탈무드
그 뒤로 저는 이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커피여과기입니다.
커피여과기를 통해 커피의 불순물은 걸러집니다. 먹기 좋은 커피만 나옵니다.
저 역시 나쁜 말을 들으면 내 안에서 걸러내자. 생각을 합니다. 좋은 이야기만 내 입에서 나오게 합니다. 물론 매번 그런 건 아니지만요. 대체로 그러려고 노력합니다.
얼마 전 시어머님께 남편의 칭찬을 했습니다.
"어머님, 저희 친정 언니가 남편과 같은 남자가 있으면 결혼하고 싶대요."
실제로 저희 언니가 남편을 참 멋지다고 생각해 주거든요. 어머님의 기분이 금세 좋아졌습니다. 뿌듯하신 표정이었습니다. 다른 가족들에게 자랑을 하십니다.
물론 남편이 멋진 사람인 건 맞습니다. 그러나 저 역시도 저희 친정에 말할 때는 말조심을 합니다. 남편에 관해 항상 긍정적인 이야기 위주로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멋진 제부, 사위라고 생각하시죠
실제로는 부부끼리 투닥투닥 할 때도 있습니다. 살면서 항상 좋은 부부가 얼마나 될까요? 그래도 이런 이야기는 주변에 되도록 조심합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의 안 좋은 이야기에는 절대 끼지 않습니다. '아 그래요?' 하고 넘깁니다. 그 자리를 빛의 속도로 빠져나옵니다.
대신 다른 동료들의 칭찬을 합니다. 생각해 보면 진짜 빌런 빼고는 대부분 다 장점이 있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언젠가는 동료가 제게 이런 말을 한 적도 있습니다.
"또대리님은 항상 회사 사람들이 다 좋대~"
무안했습니다. 하지만 이 편이 제 마음도 편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 대해 험담을 하지 않고 되도록 칭찬만 합니다. 이건 제게 가장 좋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면 내 맘속에 커피 향만 남습니다.
남의 험담을 하지 않는 것
다른 사람의 칭찬만 하는 것
제가 부끄러운 경험을 통해 배운 '사회생활하는 방법'입니다.
좋은 말을 남에게 베푸는 것은
비단옷을 입히는 것보다 따뜻하다.
- 순자
결론: 직장 생활에서 살아남는 방법. 인간 여과기가 되자. 남에 대한 나쁜 말은 내 안에서 걸러내자. 다른 사람에 대한 칭찬만 내 입에서 나오게 하자. 나에게 가장 좋은 일이다. 내 맘속에 커피향만 남는다.
+사회생활할 때 꼭 지키는 자기만의 원칙이 있으신가요?
+가정생활 할 때 꼭 지키는 자기만의 원칙이 있으신가요?
궁금합니다.
내일 또 만나요, 꾿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