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느 가정에서나 볼 수 있는 보통엄마에요. 현재 11개월 아기를 키우며 육아휴직 중이에요. 그래서 남편 혼자 벌어서 세 식구가 먹고사는 외벌이 가정이에요. 평범한 보통 엄마이지만 돈과 시간에 대한 관심은 보통 이상이에요.
도넛이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길래
지난 주말 도넛을 파는 도넛 가게에 다녀왔어요. 저희 가정은 도넛이나 빵을 잘 사 먹지 않는데요. 웬일인지 남편이 이 도넛 가게를 며칠 전부터 가고 싶다고 했어요. 지인에게 추천을 받았다고 하면서요. 그래서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거리임에도 시간을 내서 주말에 갔지요. 그 도넛 집에 도착하자마자 입이 딱 벌어졌어요. 심지어 도넛 가게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말이에요. 도넛 집 문 앞만 보고도 깜짝 놀란 거예요. 왜 놀랏을 까요?
도넛을 사려는 사람들이 기다리는 줄이 어마어마했어요.
도넛 가게는 2층이었는데요. 도넛을 사는 사람들이 만든 줄이 1층까지 이어져 있었어요. 이 추운 날씨에 더군다나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는데도 말이에요. 믿어지시나요? 정말 궁금했어요. 왜 이렇게 사람들이 추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줄까지 섰을까 하고요. 심지어 코로나 2.5단계라 가게 안에서 취식은 불가능해요. 그럼 이 많은 사람들이 도넛 집에서 수다를 떨려고 하는 게 아니라 순전히 도넛을 포장만 하려는 거예요.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도넛! 네가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다고??
도넛 한입 먹으니!!
네. 맛있었습니다. 정말 맛있었어요. 저는 평소에 도넛을 좋아하지 않았는데요. 왜냐하면 입맛에는 너무 달거나 느끼하다고 생각되어서에요. 그런 제가 이 도넛을 한 입 베어 물자마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적당히 단 듯 안단 듯하면서 부드러운 크림 맛. 이 크림을 감싸주는 폭신폭신한 도넛 빵. 빠지면 섭섭한 슈가 파우더. 이 세 가지의 환상적인 조합이 입에서 하모니를 이루어 냈습니다. 포장 역시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고요. 아이들과 여자들이 좋아하는 분홍 계열의 도넛 상자도 괜히 기분을 좋아지게 하더라고요.
가게를 왜 2층에 냈을까.
그러고 나서 집에 오는 길에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도넛 가게가 왜 2층에 있었을까. 보통 도넛 가게는 1층에 있기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그 도넛 가게는 자칫하면 사람들이 방문하기 힘든 2층에 있었어요. 뭔가 2층에 내고 영업이 될 것 같은 자신이 있었다는 의미인 것 같았어요. 그도 그럴 것이 가게 내부 인테리어부터 꽤 신경 쓴 모습이었어요. 아이들과 여자들이 좋아하는 파스텔 계열이었고요.. 코로나가 끝나면 다시 방문하고 싶을 정도로요.
인테리어뿐 아니라 운영에도 신경을 쓴 것 같았어요. 빵을 사면 기부가 된다 더 나 그림 챌린지 같이 이벤트들도 진행하고 있었어요. 직원들은 참 상냥했고요. 코로나라 좀 찜찜했었는데 발열체크며 손 소독이며 철저했어요. 대기줄을 설 때부터 도넛을 사고 나갈 때까지 사람들의 마음을 잘 간파하는 것 같았어요.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코로나가 2.5단계가 계속되면서 자영업자들이 많이 힘든 시기예요. 다들 장사가 안되고 폐업까지 하는 가계들이 많대요. 다들 힘든 시기를 겨우 겨우 지나다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나 힘든 상황 속에서도 이 도넛 집의 영업이 잘 되는 것을 보고 생각에 잠기게 되었어요. 물론 하나의 가게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치열한 연구와 고민이 있었겠지만요.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오히려 인테리어업이나 오늘의 집 같은 언택트 관련 업종은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도 놀라웠어요. 코로나로 안 좋아지는 것만 생각했는데 말이에요. 다른 한쪽에서는 위기 속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던 거예요. 내가 너무 안 되는 것만 생각하고 있나 반성하게 되었어요.
도넛 하나 먹으면서 생각하기에는 거창할 수도 있지만요. 오늘은 내 인생의 위기처럼 보이는 곳에 어떤 기회가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다들 도넛처럼 달콤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