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의 결혼자금이 나보다 많은 걸 알았을 때

시작이 뒤쳐지면 끝까지 뒤쳐질까?

by 또대리



안녕하세요? 어느 가정에서나 볼 수 있는 보통엄마입니다. 현재 11개월 아기를 키우며 육아휴직 중이에요. 그래서 남편 혼자 벌어서 세 식구가 먹고사는 외벌이 가정입니다.




오늘은 3년 전 결혼할 당시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저에게는 신선한 자극이 되었던 이야기라서요. 아마 듣는 분 중에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언니, 결혼자금 얼마예요?

2018년은 제가 한창 결혼 준비를 할 때였어요. 그즈음 직장에서 친해진 후배가 있었어요. 싹싹한 성격의 후배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자주 나눴어요. 후배 역시도 결혼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래서 대화의 주제 중 ‘결혼’도 상당 비중을 차지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후배가 제가 대뜸 돌직구를 던졌어요.


언니, 결혼 자금 얼마로 시작하세요?
(삐질) 응??
저는 양가에서 이만큼 보태주기로 했어요. 너무 적죠?
(삐질삐질) 응... 그게;;


저를 너무나 믿고 편하게 한 질문이었어요. 절대 악의는 없었을 거라고 지금도 믿어요. 그러나 저에게 편한 질문은 아니었어요. 몇 살 어린 후배의 결혼 자금이 저보다도 훨씬 많았거든요.ㅠㅠ 누굴 탓하겠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20대를 여행으로 보낸 제 소비 성향의 결과였으니까요. 그래도 그 당시에는 괜히 속상했던 기억이 나요. 시작부터 차이가 나는 것 같아서요.



시작이 뒤쳐지는 사람은 끝까지 뒤쳐질까?

결혼할 때는 특히나 비교를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누구는 다이아반지를 받았네. 누구는 30평대 집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하네. 이런 이야기들이 어디선가 들려와요. 비교되는 마음도 들고요. 또 위축되는 경우도 있고요. 다른 사람을 많이 의식하는 우리나라는 특히 더 심한 것 같아요. 저 역시 결혼을 준비할 때 특히 그러더라고요. 정말 다이아 반지도 명품백도 필요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 다른 사람들이 호화스러운 결혼을 한다고 하면 비교하는 의기소침해지는 거예요. 그런 비교하는 마음이 문득문득 들 때마다 생각했어요.


결혼, 시작이 뒤쳐지는 사람은 끝까지 뒤쳐질까?


정답은 잘 모르겠어요. 그러나 그럴수록 더 열심히 종잣돈을 모으고 불리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물론 처음부터 넉넉하게 시작했다면 좋았을 거예요. 저 역시도 20대 때 조금 더 종잣돈을 빨리 모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땐 모아봤자 작은 돈이라고 생각했었는데요. 복리의 효과를 몰랐던 거예요. 즉 20대의 100만 원은 30대의 1천만 원 이상의 가치를 한다고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나 이미 지나간 일을 돌이켜봤자 뭐하겠어요. 그래서 결혼을 준비할 때부터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어요. 가계부를 쓰면서 자연스럽게 낭비를 줄이고 절약을 하게 되었지요.



시작이 미약할지라도

종잣돈이 어느 정도 모이면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리고 이렇게 모은 소중한 종잣돈으로 내 집 마련도 하게 되었어요. 결론적으로는 지금의 자산은 신혼 초 때보다 몇 배 이상 불어났어요. 시작이 참 미약했었는데요.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았는데도 돈이 모아지는 것이 보이더라고요. 물론 아직도 자랑할만한 큰돈은 아니에요. 그러나 워낙 작게 시작했기에 지금의 자산이 참 소중해요.


시작이 마약 할지라도 끝은 자기 하기 나름이다


만약 제가 물려받은 것이 많았다면요. 이렇게 절약하고 자산을 늘리는 것에 대해 관심이 적을지도 몰라요. 당연스럽게 주어지는 것들이니까요. 그러나 부족함을 느끼게 되면서 방법을 찾게 되더라고요. 경제 뉴스라도 한 번 더 보게 되고요. 사실 아직도 가끔은 막막할 때도 있지만요. 그래도 언젠가는 제가 원하는 곳에 도달할 것이라고 믿어요. 최소한 점점 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믿게 되었어요.


문득 외벌이 가장임에도 성실하게 일해주는 남편에게도 참 고마운 마음이 들어요. 제가 남편에게 용돈도 짜게 주는 편인데요. 물론 저는 용돈이 아예 없답니다. 집에만 있으니 용돈이 별로 필요하지 않아요. 남편은 사회생활도 하는데도 같이 절약해주고요. 저를 잘 이끌어 줘요. 남편 고마워!! 갑작스럽게 전개가 이상하게 되었는데요. 그렇지만 소박하게 시작하니 남편과 똘똘 뭉쳐야 살아남겠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약간 전우애 같은 것이 생겼나 봐요~ 양해해 주세요!!





혹시 남들과의 비교 때문에 속상하신가요? 나만 쪼들리는 것 같나요? 절대 혼자만 그런 기분을 느끼는 것이 아니에요. 왜냐면 저 역시 그런 마음이 갑자기 훅 들어올 때가 있더라고요. 그냥 그런 마음은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또 이것저것 바쁘게 살다 보면 훌훌 툴어내지기도 하고요.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내려고 하는 분들께 진심을 전해봅니다. 따뜻한 하루가 되시기를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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