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남편과 3년 만에 데이트

by 또대리

1.

와,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남편과 데이트를 한 것.

둘째를 출산하기 전에

점심 먹으러 갔던 이후로

둘 만 이렇게 나갔던 적이 없어요.

둘째가 3살이니 3년만

정확히는 만 2년 만에 남편과

데이트를 했습니다.

둘째 어린이집 간 2시간 30분.

저희에게 주어진 시간이었어요.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둘째가 점심 먹고 오기 전까지

잠깐의 자유시간이 주어졌습니다.



2.

남편과 연애할 때는

매일이 데이트였어요.

한 1년은 정말 매일 같이

만났던 것 같아요.

생각해 보면,

그때는 싸울 일이 정말 없었어요.

밖에서 만나서 밥 먹고 헤어졌으니까요.

누군가 밥을 차리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하고,

집안일을 하고 등등

이와 같이 많은 일을

할 필요가 없던 거예요.

신혼 때까지도

소꿉장난 느낌이었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 둘을 낳으니

왜 이렇게 할 일이 많지요?

매일 같이 나오는 빨래,

돌아서면 차려야 하는 밥은

설렘보다는 일상에 가까웠습니다.



3.

그럼에도 좋은 점은 있어요.

오랜만에 데이트를 하니

설레지 뭐예요.

"오늘 점심 뭐 먹을까?"

"같이 닭갈비 먹으러 갈래?'

"볶음밥도 먹자!"

비록 먹으면서 시작해서

먹으면서 끝난 데이트였지만요.

그래서 오랜만에

서로의 눈을 마주 보고

이야기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결국은 돌고 돌아

아이들 이야기로 마무리했어요.

어쩔 수 없이 아빠, 엄마가 되었나 봅니다.

그래도 어째요. 이것도 행복한걸요:)


미래의 사랑이란 없다.

사랑이란 언제나 현재형이다.

사랑을 지금 보여주지 않으면

사랑이 없는 사람이다.

-톨스토이

지금 내가 있는

이 자리에서

행복할 것

-또대리

+ 오늘의 부부의 대화주제.

회사일도 소중하지만 나를 지켜주는

여러 다리들을 만들어놔야 한다.

존재만으로도 아름다운 당신을 응원합니다.

오늘도 한 걸음 또 걸어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24년 7월. 맞벌이 4인 가정은 한 달에 얼마 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