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와,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남편과 데이트를 한 것.
둘째를 출산하기 전에
점심 먹으러 갔던 이후로
둘 만 이렇게 나갔던 적이 없어요.
둘째가 3살이니 3년만
정확히는 만 2년 만에 남편과
데이트를 했습니다.
둘째 어린이집 간 2시간 30분.
저희에게 주어진 시간이었어요.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둘째가 점심 먹고 오기 전까지
잠깐의 자유시간이 주어졌습니다.
2.
남편과 연애할 때는
매일이 데이트였어요.
한 1년은 정말 매일 같이
만났던 것 같아요.
생각해 보면,
그때는 싸울 일이 정말 없었어요.
밖에서 만나서 밥 먹고 헤어졌으니까요.
누군가 밥을 차리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하고,
집안일을 하고 등등
이와 같이 많은 일을
할 필요가 없던 거예요.
신혼 때까지도
소꿉장난 느낌이었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 둘을 낳으니
왜 이렇게 할 일이 많지요?
매일 같이 나오는 빨래,
돌아서면 차려야 하는 밥은
설렘보다는 일상에 가까웠습니다.
3.
그럼에도 좋은 점은 있어요.
오랜만에 데이트를 하니
설레지 뭐예요.
"오늘 점심 뭐 먹을까?"
"같이 닭갈비 먹으러 갈래?'
"볶음밥도 먹자!"
비록 먹으면서 시작해서
먹으면서 끝난 데이트였지만요.
그래서 오랜만에
서로의 눈을 마주 보고
이야기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결국은 돌고 돌아
아이들 이야기로 마무리했어요.
어쩔 수 없이 아빠, 엄마가 되었나 봅니다.
그래도 어째요. 이것도 행복한걸요:)
미래의 사랑이란 없다.
사랑이란 언제나 현재형이다.
사랑을 지금 보여주지 않으면
사랑이 없는 사람이다.
-톨스토이
지금 내가 있는
이 자리에서
행복할 것
-또대리
+ 오늘의 부부의 대화주제.
회사일도 소중하지만 나를 지켜주는
여러 다리들을 만들어놔야 한다.
존재만으로도 아름다운 당신을 응원합니다.
오늘도 한 걸음 또 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