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샤인 Feb 15. 2021

쇼생크 탈출 깨알 관전 포인트들

반복해서 보면 보이는 것들

원래 사진까지 첨부하려 했으나 미루고 미루다가 루하가 태어나 그냥 올림.





1. 프리즌 브레이크 복선: 몬테 크리스토

시 의회에서 기증 도서가 오자 앤디는 동료들과 책 분류를 한다. 동료들이 책 이름을 불러주면 앤디가 책 분류를 불러주는 식이다. 분류작업 중 헤이우드가, 몬테 크리스토 백작이라는 책 이름을 읽는다. 그러자 앤디가 그거 프리즌 브레이크물이라며 아마 좋아하게 될 거라고 농담한다. 그러자 레드가 정색하며 그 책 교육 분류로 넣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거든다. 장난기 어린 앤디의 얼굴 보는 게 흔하지 않은데, 그런 장면들은 지금 생각해보면 죄다 복선 장면이다. 음악 볼륨을 높이는 장면, 몬테 크리스토 재밌다고 하는 장면 등등.


2. 아인슈타인 메롱


3. 기독교인의 위선:

소장은 그냥 대놓고 기독교의 위선을 풍자하기 위한 캐릭터다. 영화가 상영되던 90년도 초반이나 지금이나 현실을 너무 정확히 꼬집어서 한번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독교라는 종교가 삶에 체화되어 성경을 읽고 기도도 하고 교회도 가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삶은 1도 변화시키지 않는 종교인들을 적나라하게 고발했다고 생각한다.


1) Salvation lies within

앤디 방에 기습 점검을 나왔을 때 앤디가 가지고 있는 성경을 보며 소장이 하는 말이다. 그리고 앤디는 탈옥 후 동일한 멘트를 소장에게 돌려준다. "You are right, the salvation lies within." 망치 모양으로 파내어진 성경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그냥 통쾌하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부분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마냥 웃고 넘어갈 수 없었다. 많은 크리스천들이 소장처럼 성경에 구원이 있다고 말은 하지만 정말 그렇게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들의 삶을 보면 그렇다. 비록 성경을 읽고 감화된 것은 아니지만 앤디는 자기의 방식으로 성경을 구원의 통로로 이용했다. 일부러 말만 하는 소장과 대비되도록 성경을 적극적으로 '이용' 하는 설정을 이용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요즘 기독교의 문제의 시작점이 자신이 아는 것과 자신이 믿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데서 비롯된다고 생각하는데, 소장이 정확히 이 케이스다.


2) 깨어 있으라 vs 세상에 빛이라

소장이 좋아하는 구절: 요 8:12

예수께서 또 일러 가라사대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두움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이에 응수하는 앤디의 구절: 막 13:35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 집주인이 언제 올는지 (실제로 현실화가 될 것이란 복선)




3) 소장의 휘파람: 내주는 강한 성이요

소장이 앤디에게 일을 시켜놓고 휘파람 불며 나가는데 휘파람으로 부는 곡이 찬송가 '내주는 강한 성이요'이다. 가사를 조금 들여다보면: '내주는 강한 성이요 방패와 병기되시네. 그 환란에서 우리를 구하여 내시도다'이다. Salvation lies within 같이 기독교 문화에 너무 익숙해져 자신도 모르게 내주는 강한 성이라는 찬양곡을 부르긴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내주는 강한 성이라고 하는데 진짜 그러냐? 하는 감독의 비아냥거림이 느껴진다. 소장의 최후가 어떤지 보면 이 휘파람 곡은 절대 우연이라 할 수 없다.


4) 출애굽기: 망치를 숨겨놓은 곳

최근에야 알게 된 부분인데, 망치를 숨겨놓은 성경의 위치가 출애굽기다. 영어로는 Exodus, 즉 탈출기다(이스라엘 백성이 탈이집트 하는 과정). 성경에서 나오는 탈출기와 앤디의 탈출기를 동시에 보여준 재미있는 부분이다. 내가 만약 시나리오 쓰는 사람이라면 이 아이디어를 내고 매우 흡족해했을 것 같다. 기독교도 풍자하고 재미도 있는 일타이피.


5) 심판의 날이 곧 오리라

요엘서 3:14장 말씀이다. 아내가 교회 소그룹에서 뜨개질로 만들어서 걸어놨다고 하는데 하필이면 이 성경 구절 뒤에 자신의 비리 금고가 있다. 교회 다니지 않는 사람도 이 문구의 의미와 비리 금고 위치의 괴리를 보고 뜨악할 텐데 나같이 믿는 사람들은 어떠겠는가. 심판이 곧 다가올 것을 믿는다면 이런 행동이 절대 나올 수 없지만 그냥 장식용으로 걸어놨다면 말이 된다. 안다고 믿는 것이 아님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개인적으로 이 장면은 영화 '노예 12년'에서 잔혹한 백인 노예상이 자녀들에게 경건하게 성경을 읽어주는 장면이 오버랩되는 장면이기도 했다. 기독교 정신은 온데간데없고 껍데기만 남아있는 그 괴리를 묘사한 장면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아 참, 그리고 이 장면은 소장의 최후에 대한 복선이기도 하다. 영화 막판에 경찰이 감옥으로 들이닥치는 장면에서 이 액자가 클로즈업되는 부분은 참 인상 깊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야, 넌 소중하단다 <지상의 별처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