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이 시국에
독감에 걸렸다.
요즘 대유행이라는 A형 독감이다.
독감 백신을 맞을까 하다가 내 나이 때는 무료가 아니어서 그냥 패스했는데 이렇게 걸려버렸다.
온몸이 두들겨 맞은 듯이 쑤시고 열 때문에 머리가 띵하다.
어젯밤부터 몸 상태가 심상치 않아 타이레놀을 먹고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오늘 아침에도 상태가 그닥 좋진 않았지만 버틸만 했기에 일단 타이레놀과 출근은 했다. 하지만 혹 독감이면 48시간 이내에 타미플루를 먹어야 하기 때문에 오전 근무 후 점심시간을 이용해 이비인후과를 다녀왔다.
한 시간 반 대기 끝에 A형 독감 당첨소식을 듣고 수액 혹은 5일 치 알약 중 선택하라기에 당연히 수액을 선택했다. 지금 바이러스 타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오르고 있을 텐데 한시라도 빨리 IV로 찔러 넣어야지.
그렇게 페라원스 수액을 맞고 난 반차를 내어 집에 돌아왔다. 강한 오한이 밀려와 덜덜덜 떨며 옷을 갈아입고 해열제랑 기침약을 입에 털어 넣고 방으로 격리했다. 우리 세 아이들을 돌보려면 무조건 빨리 회복을 해야 했다.
두 시간가량 사경을 헤매다가 약이 듣는지 조금씩 안정이 되었다. 수액을 조금만 늦게 맞았어도 훨씬 더 크게 아팠겠다 싶었다.
3시간가량이 지난 지금, 땀이 나고 열이 어느 정도 내려 이 글을 쓴다.
사실 이렇게 모든 것을 중단하고 드러눕게 될 때에는 항상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말씀이 있었다.
정말로 오랜만에 다음과 같은 기도를 했다.
주여 말씀하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여러 감동이 있었지만 이 글에 공유하고픈 것은 두 가지다:
1.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하나님은 나와 개인적인 시간을 갖기 원하신다는 것. 육아와 일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로, 또 현재 대한민국에 일어나는 일의 반발심으로 삐져서 하나님을 찾지 않았는데, 조용히 달래 주시고 격려를 해 주셨다. 가장으로서 믿음의 갑옷을 다시 장착해야겠다.
2. 현재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지극히 영적인 일들이라는 것. 용산이 무속에 찌들어 있다는 것은 익히 인지하고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하나님은 당신의 자녀들이 이 문제로 기도하길 원하신다는 것. 저 같잖은 전광훈 무리가 기독교를 오염시키는 것은 하나님도 슬퍼하신다.
그래서 독감에서 회복하면 하루 한 끼는 금식하며 마음의 옷을 찢으며 기도하려고 한다.
주님, 대한민국을 불쌍히 여겨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