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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형 Jun 23. 2022

_향초



그 어떤 두려움에 나는 아무것도 태우지 못했다.

내가 남길 향기가 무엇인지 두려워서

그 향조차 금방 사라질까 두려워서

한 줌의 재가되어 아무것도 남지 않을까 두려워서

밝고, 뜨거운, 그 찬란한 순간을 차갑게 식은 몸으로 두려워 했다.

그렇게 경직된 몸은 서서히 굳어갔고

발끝까지 내린 어둠은 나를 통째로 집어삼켰다.

나는 아무것도 태우지 못했고 그 어떤 두려움만 남았다.


20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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