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지』_리처드 탈러(세일러)·캐스 선스타인
우리는 삶 속에서 많은 선택을 한다. 그리고 그 선택들이 이어져 하나의 삶을 만든다. 좋은 선택도 있으며, 좋지 않은 선택의 경험들은 많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우리는 좋은 선택들을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사람들은 대부분 선택을 할 때 자동시스템과 숙고시스템으로 선택을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숙고 시스템으로 선택을 할 경우 상대적으로 올바른 선택을 한다고 주장한다.
5개의 기계로 5개의 제품을 만드는데 5분이 걸린다. 100개의 기계로 100개의 제품을 만드는데 몇 분이나 걸릴까?
정답은 5분이다. 조금만 생각하면 다들 알 수 있는 답이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답을 내놓는 경우에는 100분이 걸린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순간적으로 답하는 경우는 자동시스템이 발현된 것이고, 조금만 생각하게 될 경우에는 숙고시스템이 발현되는 것이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꼭 숙고하지 않아도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올바른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라는 저자의 이론이다.(이 이론을 설명하려면 이 책을 몇 차례 더 읽어야 할 듯 하다.)
저자가 말하는 ‘자유주의적 개입주의’에는 일부 동의한다. 우리 주변 지인들이 고민을 하는데 있어서 선택지를 확장해주고,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올바른 사회, 합리적, 좋은 선택 등에 대해 선택을 설계해야 하는 과정에서의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우리가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 그 동안 간과했던 몇 가지를 다시 짚어준다. 첫 장에는 「인간이 체계적으로 틀리는 방식」에 대해 정리되었다. 어림 감정, 비현실적 낙관주의, 손실 기피, 현상유지 편향, 프레이밍이다. 이런 사고의 체계는 조금만 알아보면 확인될 수 있는 것도 그러려니 넘기거나, 정보의 앞뒤 맥락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오류가 발생하거나, 마지막으로 정보를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달려있다.
우리는 일상이나 회사에서 주로 경험에 근거하여 결정을 내리는 경우를 본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결정일수록 경험도 중요하지만 각종 데이터에 근거하는 경우가 많고, 그 데이터를 어떤 관점으로 보며, 해석할 것이냐로 많은 토론을 한다. 데이터 말고도 더 많은 요소들이 들어가겠지만 저자가 말하는 이성적인 ‘이콘’의 경우에는 이러한 데이터에 집중하여 선택을 한다.
나 역시도 많은 선택을 해왔다. 그 과정은 주로 경험을 근거로 한 나름의 피드백들이 작용했다. 어떤 책들이 읽고 난 후 나에게 와 닿는지, 운동을 할 때 어떻게 해야 덜 다치는지 등 말이다. 개인적인 일이 아니더라도 많은 회의에 참여하면서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회의에서의 결정은 좀 더 조심스러웠다. 많은 통계자료와 분석자료를 보고 결정한다. 그렇게 결정된 일이 추후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점검을 한다. 이런 경험들도 스스로 잘 정리만 한다면 충분히 좋은 데이터로 쌓일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항상 선택하고 끝날 것이 아니라 전후 맥락을 잘 파악하고, 피드백을 토대로 더 나은 선택의 데이터와 방식을 만들어가야 한다. 각자의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