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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여행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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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hye Aug 11. 2016

어여뻐라, 나짱

실시간 나홀로 바캉스 - 베트남 #6


12시간 만에

나짱에 도착했다.


새벽 5시, 동이 틀 무렵

버스에서 내린 곳과 숙소까지의 약 10분거리를

바이크나 택시를 타야할 지

걸어가야할 지 고민했다.


아저씨들이 내게 별로 관심을 안 가지길래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다만 버스에서 만난 한국분들께

감사인사를 못 전하고 떠난 게 아쉬울 따름.

언제 내리셨는지 안 보여서 인사를 못 드렸다.


최고의 숙소, Happy Angel Hotel


새벽 5시는 무척 시원했다.

선선한 공기를 느끼며

10분 정도 걷자 나의 숙소,

Happy Angel Hotel을 만날 수 있었다.



다행히 얼리체크인을 할 수 있어서

2달러를 더 지불하고

일찍 방에 들어가 씻고 누웠는데

이불이랑 요가 너무 보송보송해서 기분이 좋았다.


지금까지 머문 숙소 중에 최고다 :)


잠깐 누워서 쉬다가

빨래를 맡기고 내일 먹을 조식을

오늘 당겨서 먹으러 8층으로 갔다.



탑 플로어에 식당이 있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경치를 구경하며 밥을 먹다니

게다가 밥도 맛있다 ㅜㅜ


이렇게 화려한 조식은 처음이다. 심지어 메인과 음료는 각각 메뉴 3개 중 고를 수 있다. :D


게다가 후식도 준다.

여긴 정말 좋은 숙소다.


2달러 더해서 9달러인데

진짜 천사angel다.




침대에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안와서

음악을 들으며 애들이랑 카톡하면서 빈둥거렸다.


이 얼마나 행복한 무료함인지.


오전에 아예 숙소에만 있는 건

또 성미에 안 맞아서

시내 버스를 타고 롱선사에 다녀오기로 했다.


시간이 되면 대성당까지도.


나짱 2번 버스


프런트에 버스 타고 가는 법을 물었더니

라비엔(?) 호텔 근처 정류장에서

2번 버스를 타면 된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길을 잘 못들었고

10분 정도 헤매다 겨우 발견했다.


2번 버스는 Hung Bong 거리를 지나고

Green world hotel 주변에 정류장이 있다.


10분 넘게 기다린 끝에 2번 버스가 왔고

7,000동을 내밀며

롱선에 가고 싶다고 얘기했다.


부처님이 가-득, 롱선사 Long Son


덜컹 거리던 버스를 무심히 바라보던 내게

차장 언니가 내리라는 신호를 줬다.

동생일지도 모를 언니 고마워요.


내려서 구글맵을 보니

롱선사 바로 코앞이었다.


5분 정도 걸으니

롱선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하필 이때 본당은 공사 중이었다.

게다가 생각지도 못하게

반바지를 입고 온 나는

다른 옷은 다 세탁을 맡겨버렸다.

본당 근처에서만 서성거리고


롱선의 자랑 거대 불상을 보러 올라갔다.


거대 불상을 보러 가는 길 중간에

누워있는 와상도 하나 있는데

가로로 무척이나 길다.


그리고 또 계단을 걸어 올라가

도착한 거대 불상.


내 마음이 무섭나보다. 부처님이 무서워졌다.


그 큰 미소를 눈에 담고 있자니

저절로 마음이 푸근해진다.


이래서 절은 좋다.




어느덧 시간은 12시를 향해 가고

햇볕은 더욱 강하게 내리쬔다.


롱선은 중국인이 많이 찾아와서

중국말을 건네는 상인들이 많았다.


그들은 대개 코코넛 주스와

코코넛 얼린 것(?)을 팔고 있었는데

그 잔해들로 절 곳곳이 채워져

썩 보기 좋진 않았다.


롱선사에서 나와 다시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15,000동에 코코넛주스를 파는 곳이 있어

처음으로 코코넛 주스를 먹어봤다.


그런데 딱히 맛있진 않더라.

코코넛 워터를 먹어본 적이 있는데

거기서 느끼함이 빠진 맛이었다.


그냥 '음.. 코코넛이구나' 란 느낌?


참고로 롱선사 정상(거대 불상)에서 파는

코코넛이 제일 비싼 것 같다.

역시 어딜 가나 다 똑같다.




롱선사 맞은편 정류소. 쎄옴 기사분들이 대기하고 있다.


버스정류장에서

코코넛 주스를 마시고 있었는데


혹시 버스가 일찍 올까봐

급하게 다 들이키고 버릴 곳을 찾고 있었다.


옆에 노점상 아주머니 주변에

쓰레기 봉투 같은 게 보이길래

거기 버려도 되냐니까


아주머니를 비롯해 다른 사람들 모두

그냥 길에 버리라고 했다.


내가 더럽힌 거라 마음이 안 좋다.


그래서 결국 버림받은 내 코코넛 주스 통.

롱선사의 그 코코넛 통들도 이렇게 버려진 걸까.


호이안은 관광지로 개발되어서인지

곳곳에 분리수거가 가능한 쓰레기통이 많았는데

나짱도 그렇게 되면 좋을 것 같다.




여행자 거리에 있는

이번엔 어떤 이름일지 모를

내 투어버스를 확정짓기 위해 길을 나섰다.


겸사겸사 점심도 먹고.


현지인들에게 주소를 물어물어

20분 만에 찾아냈더니

문이 닫혀있었다.


1시에 도착했는데

2시에 문을 연다는 것이다.


점심이나 먹어야겠다 싶었는데

마침 내가 언제 여냐고 물어본 옆집이

맛집으로 유명한 Pita GR이었다.


그리스식, Pita GR


1층은 부엌만 있어

가게인지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


그러나 2층으로 가면

이런 공간이 나타난다.



약간 고풍스러우면서도

나무를 베이스로 해 꾸며놨다.

창문이 아닌 한 면 전체가 뚫려있어서

창가에 앉으면 저렇게 밖을 넓게 볼 수있다.



그리고 내가 지른 오늘의 비싼 음식


95,000동 그리스식 이름 모를 음식과

35,000동 달랏 와인(글라스) 다.


우선 달랏 와인은 달랏을 안 가기 때문에

먹어 본 것인데 내 상상하던 맛이랑 달라서 실망했다.


그냥 시큼한데 향이 꽤 강하게 남는 포도주다.

나는 술을 잘 알지 못 하지만

괜찮다는 분들이 많으니..


저 음식은 치즈+가지(?)+감자+토마토소스+다진고기 등이 믹스된 것으로

철저하게 서양식이다.


사실 내용물에 면만 들어갔으며

스파게티라 해도 믿을 맛이다.


내가 진짜 베트남 음식이랑 안 맞는 건지

더위를 먹어서 입맛이 떨어진 건지

모르겠다.


베트남에서 인생 음식을 찾고 싶은데

요즘 너무 한국 음식이 먹고 싶다.


아무튼 이렇게 한국 돈 7000원에 맞먹는

거금을 썼다.


이제 또 아껴써야지.




나는 또 어디로


후식까지 먹으니 2시가 조금 넘었다.

내려가서 옆을 보니 다행히 문이 열려있었다.


그리고 이름을 확인했는데

Asia Smile Travel(?)이었다.


두려움에 주소를 보여주며

여기가 맞냐고 했더니

맞단다.


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헣호홓헣


나는 이렇게 또 투어 회사가 바뀌었다.


심지어 새로 버스 티켓을 끊어주고

원래 가지고 있던 trekking travel 것은 가져갔다.


내 기념품 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아무튼 내일 7시 20분까지 오라니까

무이네는 무사히 갈 수 있을 것 같다.

안심이다.




컨펌하고 난 뒤에

숙소로 돌아와 한 숨 잤다.


그리고 5시 쯤 바다로 놀러갔다.



집에서 안입던 샤랄라 원피스를 챙겨와서

오늘 입었다.


바다에 발을 담그자

물 속에 너무너무 들어가고 싶었는데

짐을 들고온 게 있어

차마 무릎까지만 담그고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한국 가서 친구들이랑 바다 가고 싶다.




나트랑 센터, 시티마트

해변에서 그리 멀지 않길래

나트랑 센터의 시티마트를 방문했다.


약간만 그쪽으로 가도

이미 시티마트 봉지를 든 사람들의 행렬이 보인다.


꽤 큰 마트라서 이것저것 사고싶어서

한 시간 동안 마트에서 돌아다녔다.


결국 산 건 망고와 바나나,

음료수, 물이 전부였지만.


구두를 싸게 팔길래 사고싶었는데

돈을 적게 들고와 그냥 보낼 수밖에 ㅠㅠ


깐 망고가 2개에 천 원! 몽키바나나가 천 원!!




나짱 나이트 마켓


우연히 숙소 근처가 야시장이 들어서는 곳이었다.


시티마트에서 오는 길목에 야시장이 있어

빠르게 스캔하고

숙소에 짐을 두고 다시 구경하러 나갔다.


나짱엔 총 3개의 나이트 마켓이 있다고 하는데

내가 간 곳은 hung bong 거리 근처로

좀 작은 규모인 것 같았다.


가본 결과...

가게는 꽤 있지만

물건이 거의 비슷비슷해서

사실 크게 볼거리가 있진 않는 듯하다.




야시장 구경을 마치고

바로 숙소 방으로 가지 않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인 8층으로 갔다.


생각 외로 아무도 없어서

혼자 조용히 여기저기 감상하다 왔다.


나짱의 밤. 흔들흔들.




베트남은 세로로 길어서인지

가는 곳마다 그 특색이 확연하다.


하노이는 고풍스럽다면

후에는 잔잔했고

호이안은 단아했으며

나짱은 호젓하다.


우선 나짱을 들어서면

건물들이 주로 하얀 빛을 많이 띠는 걸 볼 수 있다.

아마 해안에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도시라

그런 것 같다고 추측 중이다.


휴양지로 유명하다했는데

그렇게 성수기는 아닌건지 조용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건

물가가 싸다.


큰 물병 가격은 비슷한데

작은 물병은 5,000동 밖에 안한다.

다른 곳들은 최소 7,000동이었는데


그리고 숙소도 다른 곳에 비해 평균 숙박비가 낮고

가격대비 시설 좋은 곳이 많다.


심지어 처음에 아파트를 잡았었다.

혼자 지내기엔 부담스러워서 취소했지만

20달러 미만으로 그런 숙소를 잡을 수 있다니.


확실히 돌아다녀보면

바로 전에 갔던 호이안과 가격차가 확연하다.

호이안이 값을 꽤 올려받기도 한다지만

나짱은 휴양지인데도 저렴한 것 같다.


다음엔 후에랑 나짱에 좀 더 머물러 보고 싶다.




* 나짱엔 러시아인과 중국인 여행지가

굉장히 많다.

곳곳에서 러시아어와 중국어 간판을 볼 수 있고

이는 즉 당신에게 중국말을 건넬 사람이

많단 뜻이다.


하지만 아침에 물 사러 간 마트의 아주머니는

날 보고 '아침햇살'을 척하니 가리켰다.

오늘 오랜만에 화장을 좀 하고 나갔는데

그래서 알아봤는가 싶지만

아무튼 기뻤다.


** 나트랑 센터 2층에 Citi mart가 있다.

1층이 ground floor라서 3층이라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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