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6 ~ 4. 19
이번에는 2주짜리의 짧은 스프린트를 진행했고, 한 번에 정리해도 될 만한 내용이라 week 15, 16을 묶어서 정리했다.
몇 주 전부터 clockwise를 사용해보고 있다. 병한 님의 아티클에 영향을 받아서 쓰기 시작했는데 특히 계획 문서를 작성할 때부터 time estimation 항목을 넣고 계속해서 트래킹 해보았다. 업무를 시작하는 시각과 끝나는 시각, 점심시간 등의 기본적인 업무 패턴을 세팅해 놓으면 clockwise가 알아서 작업에 필요한 포커스 타임을 설계해준다. 원한다면 '오토 파일럿' 기능이 알아서 미팅 시간을 다시 조율하기도 한다. 똑똑한 녀석이다.
이번 스프린트에서는 그간 개선하지 못했던 제품 내의 디자인 부채들을 처리하기로 했었다. 처음에 포커스 타임으로 예측했던 시간은 1st week 23시간, 2nd week 19시간으로 총 42시간이었다. (1st, 2nd는 스프린트 기간 내의 첫째 주, 둘째 주를 의미한다.) 실제 업무에 쓴 시간을 계산해보니 36.5시간이 나왔다. 계획보다 5.5시간 줄었다. 갑자기 당일에 추가되는 미팅들이 종종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업무를 끝내고 다른 업무로 전환할 때 집중하기까지 소요되는 가열 시간을 생각하면 실제로 작업한 양은 이보다 더 적었을 것이다.
그래도 clockwise을 사용해서 덩어리 시간을 관리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미 있는 성과를 얻었다. 시각적으로 보이는 효과도 꽤 컸다. 항상 덩어리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했고 그 결과, 하루에 3시간 이상의 작업 시간을 꾸준하게 가져갈 수 있었다. 팀원 중에 누군가가 내게 일정 신청을 할 때도 캘린더에 표시한 포커스 타임을 보고 참고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느꼈다.
스프린트 결과를 조금 더 살펴보면, 계획했던 백로그 태스크 7개 중에서 5개를 완수했다. 주로 그간의 작업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거나 기능의 일부를 개선하는 것이었다. 이런 시간이 앞으로 업무를 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했다. 스프린트 중에는 피쳐 검증을 위한 빠른 실험 위주로 제품을 만들다 보니 아무래도 디자인의 완성도 측면에서 아쉬운 것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자원이 제한적인 스타트업에서 사용자에게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기능에 리소스를 들이는 것은 낭비이다. 그게 시간이든 인력이든.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의 scope으로 실험을 하고 일단 유효성을 확인한 후 단계적으로 제품을 설계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후에도 계속해서 검증된 피처를 고도화해나갈 기회가 있다는 것이 디자인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조금 더 실험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몇 주간의 주말을 특별하게 하는 것 없이 보내기를 반복했다. '차라리 주말을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 결정하고 마음 편하게 쉬었다면 좋았을걸'이라고 매번 후회한다. 일단 주말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면, 어떻게든 일요일을 물고 늘어져 보려는 듯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다. 어딘가 불편한 기분은 월요일이 밝아오는 새벽까지 지속된다. 이 여파는 월요일에 쓰나미처럼 몰려온다. 깊이 자지 못했으니 피곤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찜찜한 마음이 계속 남아있어서 업무 모드로 전환하는 데에도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왜 계속해서 속 편하지 못한 주말을 되풀이하는 것일까. 고민하던 찰나에 별안간 스킵 레벨 1:1에서 CTO님과 나눈 이야기가 떠올랐다. '몰입'에 대한 내용이었다. 사람들은 한 번에 고작 2~3개 정도를 생각할 수 있지만 대부분 용량을 초과해서 기억하려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그러다 보면 높은 기능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주의력은 끊임없이 분산된다. 과도한 정신적 부하로 집중력 또한 잃는다. 결국 몰입을 방해하는 것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인 셈이다. 이 대목에서 주말의 내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크게 공감했다. 늘 해야 한다고 생각 드는 건 많은데 이것저것 깔짝대다 끝나버리기 일쑤였다.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생각하느라 아무것도 제대로 못 하는 것에는 다음에 할 행동이 명확하지 않은 이유가 크다. 처음에 액션 아이템들을 정해두지 않았기 때문에 무언가를 하면서도 계속 다음에 해야 할 일을 고민하는 것이다. 실제 일을 실행하는 것만큼 일을 잘 organize 하는 것에 시간을 들여야 한다.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을 잘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행에 대한 기준과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미루어 보면, 주말이 그토록 불편했던 이유는 액션 아이템의 부재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주말에 집에만 있게 된 상황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목록이 전혀 없었다. 꼭 무조건 생산적인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해야 할 일을 잠시 미루고 딴짓을 하는 것과 뭔가 할 일이 있다는 걸 알지만 뭐부터 해야 할지 몰라서 일단 눈에 보이는 가장 쉬운 일인 유튜브나 웹툰 보기로 시간을 소비해버리는 것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휴식이 필요한 날, 기분 전환이 필요한 날에도 실행 목록이 필요하다. 딴짓을 합법화해줄 이 리스트로 인해 우리는 왠지 모를 마음의 가책에서 벗어날 수 있다.
휴가를 하나 쓰면 연달아 6일을 쉴 수 있는 황금연휴가 다가오고 있다. 이번에는 괜한 강박으로 이도 저도 아닌 시간을 보내지 않았으면 한다. 최근 가장 많이 생각하는 문장은 '일단 하자'. 실행의 중요성을 크게 느낀다. 머릿속에 담아두는 고민은 무언가 액션이 있기 전까지는 계속 고민으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실행을 더 쉽고 빠르게 하기 위해서 더욱더 앞서 말한 내용들을 잘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KPT는 Keep, Problem, Try의 약자이지만 Try를 Next action item으로 사용
1. Clock wise + Toggl을 사용해서 일정을 계획하고 측정하는 사이클을 습관화하고 있음.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 왈,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 관리할 수 없는 것은 개선할 수도 없다'
기록을 시작하고 눈에 보이는 것이 많아질수록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음.
업무를 관리하는 방법의 하나로 지속해서 습관으로 만들었으면 함.
1. 이도 저도 안 하면서 마음만 불편한 주말을 보내고 있음.
몰입을 방해하는 것은 다름 아닌 나 자신
무언가를 하면서도 계속 다음에 해야 할 일을 고민함.
이유는 처음에 액션 아이템들을 정해두지 않았기 때문.
→ Next action item
할 일 목록 만들기, 기존에 해오던 일들 기반으로 ‘상황’을 중심으로 리스트업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