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랍스터(The Lobster)

결혼 권하는 사회

by 랄라

제한된 선택지, 반드시 기한 내 하나를 선택하여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것



[스포주의]



'이혼, 사별, 이별 등으로 배우자나 애인이 사라졌을 경우에는 짝을 짓는 호텔에 투숙하여 45일 내에 새 짝을 찾아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동물(어떤 동물이 될 지는 선택할 수 있다)이 돼야 하는 사회'가 영화 '더 랍스터(The Lobster)'의 배경이다. 아니면 '외톨이'가 되어 숲속에 은신하며 지낼 수 있다.


단, 이 짝짓기 호텔에 머물며 짝을 찾는 사람들은 매일 숲속에서 '외톨이'를 사냥하게끔 명령받는데, 외톨이 한명을 잡을 때마다 45일에서 +1일의 유예기간을 추가할 수 있다.

(=커플인 상태가 아니면 주 제도권 내에서 편안히 살아갈 수 없다. 매일 전쟁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



주인공은 어떤 동물이 되고 싶느냐는 물음에 '랍스터' 라고 대답한다.

'수명이 100년으로 오래 살고 귀족처럼 파란 피를 가졌기 때문'이란다.




콜린 패럴,

레이첼 와이즈, 레아 세이두(!!), 벤 위쇼


라인업만 봐도 보고싶은 영화인데 포스터도 예쁘다. 다만, 캐스트 명단에 콜린패럴 이름이 있으면 관객들이 기대하는 바가 있으니, 콜린패럴이 역할을 위해 18킬로그램을 찌웠다는 것은 포스터에 미리 대문짝만하게 찍어 말해주면 선택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설정도 매력적이고, 매력적인 배우들이 한 다스 나온다.





'결혼 권하는 사회'

자본주의 사회 유지에 커플이 솔로보다 더 기여가 크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결혼을 해야 사회 내 노동력도 유지되고 사회가 존속되고, 심지어 소비를 해도 커플이 더 많이 소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내수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한다.



'제한적 선택지 중 반드시 기한 내에 선택'

현실과 마찬가지로 진짜 자기가 원하는 애정의 대상을 찾는 일보다 시한 내(영화 속에서는 45일, 현실에서는 소위 결혼 적령기)에 짝을 찾아 안정된 짝수가 되는 일이 중요하고, 현실과 마찬가지로 아무도 해당 타이밍에 내 앞에 있는 선택지 안에, 내가 원하는 최상의 선택지가 없을 수 있지 않냐는 의문을 갖지 않는다.


주인공이 근시라는 이유로 아내에게 버림받은 날 이후 45일. 그 타이밍에 호텔에 머물던 선택지 중 최적의 것을 찾아내고 그 좁고 좁은 선택지에 자신을 접고 재단하여 맞춰가야 하는 상황.


'저 숲 밖에서 언제 잡힐 지 모르는 외톨이로 사는 게 편할까, 날마다 외톨이를 잡으며 수명을 하루씩 늘리는 게 편할까, 거짓으로 코피를 매일 내서 저 코피를 잘 흘리는 여자의 환심을 사 커플이 되는 게 편할까?'


제도권 내에 들어가기 위해 자신마저 속여 커플을 이루고, 자아없이 거짓된 삶을 살며 그것이 '안정'이라고 믿는 자들에 대한 차가운 조소는 숲 속에 사는 '외톨이'들의 통솔자인 레아 세이두가 커플 방에 침입해

네 배우자를 살리려면 네가 죽어봐, 라며 총을 건네는 장면에서 두드러진다.


커플 사이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어린아이(자녀)를 제공해준다는 설정도 재미있다. 반드시 동질감이 있어야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모습도.


숲 속 외톨이들에게 사랑은 금지되었기에 사랑에 빠지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같이 음악듣기','같이 춤추기'등은 금기인데, 그래서 외톨이들은 홀로 숲속에서 이어폰을 끼고 일렉트로닉을 들으며, 서로 거리를 유지한채 떨어져 서서 춤을 춘다. 그 장면이 이 영화의 가장 명장면이다.


얼핏 판타지처럼 보이지만 가상의 상황을 상정한 비유로 무섭도록 현실을 그대로 그려낸 영화다. 사람들은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거나, 현실에 등 떠밀리거나,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육체의 욕구 때문에 감정을 포장하여 커플이 되기도 한다. 물론 진실하고 멋진 사랑도 많이 있지만, 이 영화에서 조소하듯 '근시라는 이유로 배우자를 버리는 사람', '목숨의 위협 앞에서 자기 목숨만 챙기는 사람'들의 것과 같은 세속적 사랑도 많이 있다.


사랑은 이기적인 본성을 버리고 타인을 생각하게끔 만들며, 타인을 생각하는 그 감정을 바탕으로 인류애를 실천하게 하는 감정이다. 혼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상대와 내 자아의 성장을 이룩하게 하는 위대한 감정이기도 하다.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을 만끽할 기회를, 오늘 외로워서, 사회의 시선이 두려워서 느끼지 못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출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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