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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트 이블(Resident Evil)

마지막으로 인류를 구하라

by 랄라

앨리스의 극한인생 체험 끝 !


이제 정말 마지막이란다.

마지막 미션.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인류를 구하라.

인간은 클론을 창조했고 클론은 비인간적인 인간에게 맞서 인류애를 지킨다.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

(Resident Evil: The Final Chapter) /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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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name is Alice, and this is my story. The end of my story."

내 이름은 앨리스, 그리고 이것은 나의 이야기이다. 마지막 이야기.




진짜 마지막 맞음? 더 비기닝 나오거나 냉동보관 했다가 천년 후에 꺼내거나 혈흔에서 복원한 DNA로 안 되살릴 자신 있음? 아무튼 앨리스 입으로 마지막이라고 했고 진짜 진짜 진짜 마지막이라고 하는, 시리즈의 창대한 결말이다.


언더월드와 더불어 무척 사랑하는 시리즈이며, 팬도럼을 좋아하기에 좀비스릴러액션으로서 얻을 수 있는 재미는 많이 취하겠다고 기대했고 그 기대에는 전혀 어긋나지 않았다. 보고나서 찾아보니 수구초심으로 돌아가 시리즈를 마무리한다고 밝혔나본데, 정말 보는 내내 1편의 느낌이 많이 돌아와서 기뻤다. 장소도 다시 라쿤 시티와 하이브.



언더월드와 더불어, 시리즈 초반의 신선한 기획을 망치면서 산으로 가고 노잼이 되고 세계관을 파괴하고 캐릭터가 붕괴돼도 새 시리즈 나오면 바로 달려가서 보는 시리즈였는데, 이제 정말 끝인가. 사실 4, 5편을 볼 때에는 '내 다시는 이 시리즈를 보지 않으리' 라고 속으로 다짐했었던 것 같다.



극한인생 #극한맷집체험.

캬, 소리가 절로 나는 액션 신 물량공세도 정말 많고, 정말 걸크러시를 불러 일으키는 언니다. 무척 예쁜 것은 물론이요 얻어 터지고 잡아 채이고 감전 당하고 매달리고 썰리고 더 나아가 존재 자체를 부정 당해도 일어나고 일어나고 또 일어나네. 스토이키 무지크(quoted. 스파이브릿지) 같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준기가 나오는지 모르고 봤다가 저 동양배우 누구지, 존재감 있네, 이준기랑 정말 닮았네 했는데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보니 진짜 이준기였다. 엔딩 크레딧에 스페샬하게 위드 이준기로 뙇 나와서 촌스럽게 괜히 자랑스러움. 엄브렐라사의 사령관 리(원래 자기 이름으로 출연했나)로 출연한 이준기는 대역없이 모든 액션신을 소화했다고 하고, 대사가 별로 없기는 하지만 보는 동안 이준기라는 걸 몰랐을 정도니 영어대사도 전혀 위화감 없이 구사했던 것 같다.



스토리상 누가 배신하고 악역이 어떻게 반격해올지 대충 뻔히 예상되지만 알고 보는 게 재미를 반감시키진 않는다. 어차피 초기 설정과 액션이 멋진 영화지 세부 스토리라인이 중허진 않다. 한 다섯 씬 정도, 도합 대충 7분 분량의 이상한 부분만 참으면, 좀비물이나 게임 콘셉트 좋아하는 관객에게는 천국같은 영화다.



이 시리즈는 좀비, 괴물, 인간이 개발한 바이러스로 인한 세계종말, 글로벌 제약회사의 천민자본주의, 병원, 밀실같은 단어들만 봐도 가슴이 뛰는 사람들에게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다. 물론 아주 정통 좀비물로 보기는 힘들지만 뭐 아무려면 어떠리. 좀비가 뛰어다니고 마치 게임하듯 좀비와 싸우고, 인위적 바이러스가 널리널리 퍼지는 와중에 여주인공은 독야청청 멋진데.



이번 편은 그리고 특별히 이 시리즈의 팬이 아니더라도 재미있는 액션영화로 즐길 수 있을만큼 액션 물량공세가 강하다. 시원시원한 액션 신도 많고 담이 약한 관객이라면 좀 깜짝 놀라거나 무서워할 포인트도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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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부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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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씬이라 함은 이를테면 두 클론의 조우 같은 것. 아이엠 유. 유 이디엇. 더 리얼 유. (I am you. You idiot. The real you.) 하면서 싸우는 장면 같은 것. 결정적 순간에 아름답게 투척하는 백신을 툭 막기까지 하고 좀비처럼 끈질기게 안 죽더니, 고작 중요한 악역 클론 둘이 서로를 조우하자 덤앤 더머가 되다니. 도플갱어를 마주치면 죽는다는 옛 속설은 사실이었던 것이었다.



노아의 방주를 차용하며 '선택된 인류'만 살아남는 인류 재부팅을 모색한다든지, 다수의 피지배 계층을 노예나 지배계층의 장기 보급용 으로 쓴다든지 하는 사악한 이야기는 언제나 새삼스럽지 않지만 재미있는 SF영화 소재이다. 클론인 앨리스는 이 비인간적인 아버지 창조주들에게 쉴 틈 없이 맞고 다쳐도 다시 일어나서 소시오패스들의 심장에 칼을 꽂는다. "내가 너를 만들었잖아" 라는 말에는 "실수한거지"라고 응수한다.



정말 이쯤되면 극한 인생. 맞고 차이고, 늘 쉘터를 찾거나 인류를 구해야 하는 미션을 부여 받으며 극한 인생을 살던 앨리스, 그 맷집과 근성으로 천민자본주의+생명경시사상과 싸우며, 자신의 목숨보다도 중요하게 지키던 인류애 덕에 오리지널리티를 부정 당하던 클론에서 진짜 오리지널로 승급하였다. 누가 인간이고 누가 클론인지 시초가 중요하지 않다. 누가 누굴 만들었든, 인류애가 있어야 인간이고, 윤리적으로 옳은 쪽이 오리지널이다. 창조주보다 나은 창조물이라면 그것이 신인류이고 인류의 진화인 거다.



그녀는 외모와 여성 캐릭터 그 자체로도 이 영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하나의 거대한 콘텐츠였다. 오리지널로의 승급도 축하하고, 앞으로의 긴 휴가도 축하합니다. 2002년 처음 1편이 개봉했을 때는 이런 여성 캐릭터도, 기획도 얼마나 신선하게 느껴졌던지! 엄브렐라사처럼 천민자본주의의 논리에 따라 초심을 잃고 지지부진 산으로 가며 어질러놨던 중간 시리즈의 허점을 깨끗하게 그러모으며 장엄한 마무리. 참 속시원했던 106분. 고생하셨습니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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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영상은 없고 쿠키 '음성' 있어요! 저처럼 시간 많고 이 시리즈 좋아하시는 분들은 별 거 아니지만 보고 나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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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폴 앤더슨

주연: 밀라 요보비치, 알리 라터, 아이엔 글렌

특별출연: 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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