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지 이 지붕 위에 사다리를 대 놓기만 하면 나는 곧 떨어져 죽을 뿐입니다.
평북 강계에서 태어난 14살에 서간도에 이주했고 20살에 다섯 살 어린 신랑 최전빈과 혼인했다. 독립운동 하겠다는 남편을 따라 백광운이라는 사람이 지휘하는 독립운동 단체에 가담하였으나 남편이 죽고 다시 시집으로 돌아왔다. '남편 잡아 죽인 년'이라는 오명을 쓰고 일주일을 감옥에서 지낸 후 친정으로 갔다. 살길이 막막한 친정 식구들과 평양으로 돌아왔고 주룡 자신이 가장이 되어 고무 공장에 다니면서 생계를 이어갔다. 고무 공장에 다니던 중 임금 삭감이 유행처럼 번지게 되고 강주룡은 평원고무공장 노동자들을 조직해 공장을 점령하고 임금 삭감 반대 투쟁을 벌였다. 마침내 경찰이 들이닥쳐 공장 점령 투쟁을 하던 노동자들은 강제로 쫓겨나게 되고 참다못한 강주룡은 을밀대에 올라 사람들이 모이면 평원 공장의 횡포를 알리고 속시원히 죽자고 마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