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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월 Jul 06. 2020

숫자가 나를 뭉갠다

오늘 내 브런치의 조회수를 바라보며

오늘 새벽에 올린 글 <카드깡도 아닌 '문상'깡>이 오후가 되면서 조회수가 3000을 넘었다.

아마도 오늘이 가기 전까지 조회수는 천 단위 숫자를 3에서 더 높은 숫자로 바뀔 듯하다.


몇 달 전 브런치를 처음 시작할 당시를 떠올려보면 이런 조회수는 내겐 신춘문예 당선 정도에 해당하는  기쁨이었다. (물론 경험해본 적은 없지만 감히 추측컨대 )


브런치를 시작한 지 넉 달이 조금 넘는 동안 39개의 글을 올렸고 그중 서너 개는 아마도 어느 커뮤니티나 포털 메인에 노출되어 꽤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브런치를 시작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는 내 글을 공개하고 인정받고 싶다는 나의 은밀한 척하지만 은밀하지 않은 욕구가 내포된 것이리라. 하지만 처음  구독자 0명에서 2, 5. 10명이 되었을 때는 그저 너무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았다.

오늘 오후 브런치 알림


시간이 흐르고 전혀 의도치 않게 몇 개의 글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니 욕심도 생기고 희망도 생겼다. 고수분들처럼 많은 구독자를 갖고 싶다는 욕심이고 그럴 수도 있다는 희망이었다.


그런데 내 글과 브런치는 간간히 나오는 많은 조회수의 글에도 불구하고 구독자가 늘지 않고 있다. 조회수에 비해 라이킷도 많지 않다.


문제가 무엇일까?

내 글이 재미가 부족한지 유익하지 않은지 타인의 관심과 동떨어진 글을 쓰는 건지. 오늘,  평소에 비해 높은 조회수와 거의 늘지 않는 라이킷과 움직이지 않는 구독자수를 보면서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분명 그저 흥미를 끌고자 브런치를 시작한 것은 아니다. 텍스트를 쓰는 연습을 하고,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생산하기 위함이 내 주요 목적이었다. 시간이 가고 낚시꾼이 손맛을 본  것처럼 몇 차례 좋은 기록을 내니  어느 순간부터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은 내 자존감 유지에 꽤 큰 부분을 차지해버렸다.

그리고 숫자에 자꾸 연연해지고 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고 되뇌어도 오늘은 자꾸 비례를 보이는 않는 조회수와 라이킷과 구독자의 숫자가 나를 뭉개고 있다.

뭉개지는 내가 또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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