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쏟아지는 눈을 본 게 얼마만이더라?
나는 눈이 하늘에서 '소복소복' '펄펄' 내리는 줄 알았다. 그런데 순천 지나는 길 조수석에서 바라본 눈은 솜 같은 동그란 눈이 아니라 여름철 장마 같은 굵기와 길이로 우리 차 앞유리로 그래도 내리 꽂히고 있었다.
나는 우리 차량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줄 알았다.
"아이고 고마워라. 누가 이 새벽에 눈을 치웠지? 복 받을 거다."
우리는 관광지를 구경하러 떠나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생성하려 여행을 떠나는 것 같다.
해남이 기억이 안 나고 운주사의 돌탑들이 기억이 안나도 우리의 여행은 충분히 훌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