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침이 흘러가는 방식
요즘 나는 글을 쓰기 위해 카페를 자주 찾는다. 햇빛이 잘 들지 않는 구석 자리는 늘 아침 일찍 카페에 가서 먼저 차지해야 한다. 하지만 전기장판이 켜진 따뜻한 침대 안에서 빠져나오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다. 오늘도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과 누워 있고 싶은 마음이 10분쯤 실랑이를 벌이다가 겨우 몸을 일으켰다. 그럴 때면 문득 로마 황제 마르쿠스의 문장이 떠오른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면, 네가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러 일어나는 것이라 생각하라."
로마 황제도 이불속을 벗어나기 힘들었다니 문득 웃음이 난다. 그것은 나태해서가 아니라 인간다움에 가까운 일인지도 모른다. 다만 그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편안함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기준으로 하루를 시작하라고. 그래서 오늘도 나는 몸을 일으킨다. 적어도 오늘 하루만큼은 글을 쓰는 일이 내게 주어진 역할이라고 믿으면서.
그렇게 오늘도 아침 일찍 카페로 걸음을 옮긴다. 카페에 도착해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펼치고, 핸드폰은 왼쪽에 아무렇게나 내려놓는다. 요즘은 자주 바닐라 라떼에 샷을 추가해 주문한다. 커피가 나오기 전까지의 짧은 시간, 나는 사람들을 가만히 바라보거나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다. 오늘은 어떤 문장들을 써내려가게 될지, 가져온 책에선 어떤 문장이 날 붙잡게 될지 아직은 모른다. 그저 멍하니 깊은 생각에 잠길 뿐이다.
월요일 이른 아침의 카페는 조용하다. 따뜻하고 잔잔한 기운이 먼저 공간을 채운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팝송이 그 위에 겹쳐진다. 가끔 아는 노래가 나오면 머릿속이 작은 노래방이 된다. 소리 내지는 않지만, 마음속으로는 흥겹게 따라 부른다. 그런데 유리문 밖은 다르다. 출근길의 발걸음이 바쁘게 스쳐 지나가고, 아이의 손을 잡은 여자가 재촉하듯 길을 건넌다. 카페 안과 밖은 같은 시간 속에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속도로 흐르는 것 같다.
창가 쪽 자리에 앉은 중년의 한 남자는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은 채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그를 멍하니 바라봤다. 그는 좀처럼 컵에 입을 대지 않는다. 무슨 생각을 저리 오래 붙들고 있는 걸까. 아니면 나처럼 그냥 멍하니 앉아있는 건지도 모른다. 나는 가끔 다른 사람의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말로 꺼내지 않는 생각들이 어떤 모양인지 한 번쯤은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 다들 이런 생각 한 번쯤은 하지 않는가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내 라떼가 나왔다. 오늘도 아침 일찍 나와 커피를 내려준 사람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달달한 라떼를 한 입 마시자, 머릿속이 조금 더 맑아지는 기분이 든다.
그렇게 또 하루가, 별다른 소리 없이 조용히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