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제에서 펼쳐진 화사의 공연에 박정민과의 퍼포먼스를 두고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진짜 같다”, “진심이 느껴졌다”, “이상하게 설렌다.”
그가 만들어낸 기류는 단순한 연출을 넘어 무대 밖 우리의 삶의 공기까지 바꾸어놓은 듯하다.
‘왜 이렇게 난리일까’, ‘어떤 포인트일까’ 궁금해서 영상과 댓글을 보며 연구(?!)하다가 뜻밖에도 눈물이 맺혔다. 단순히 멋있어서, 설레어서가 아니었다. 그보다 더 깊은 곳에서 올라온 감정이 있었다.
박정민이 화사를 바라보는 그 시선과 집중, 연기인지 실제인지 모를 진심 같은 온기는 요즘은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이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허공을 가르는 말들과 계산된 눈빛, 반쯤은 다른 곳을 향한 집중력 속에서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 상대의 표정은 스쳐 지나가고 함께 있는 순간에도 머릿속의 우선순위가 수없이 변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서로의 집중력은 일상의 피로와 생존에 밀려 희미해진다.
남녀 사이뿐 아니라 대부분의 인간관계가 전반적으로 그렇다.
깊이를 잃어버린 시대, 진심의 밀도가 습자지마냥 얇아져버린건 아닌지.
그런데 그 무대에서는 한 사람이 아주 단단하게 한 사람을 향하고 있었다. 타인을 배경으로 자신을 돋보이게 만들려는 욕망도 없고 주변의 수많은 시선을 의식하는 흔들림도 없다. 그저 “지금 이 장면을 너와 함께 만들고 있다”는 시선이 퍼포먼스를 구성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내 마음 어딘가에 반사된 듯했다. 그 집중을 오랫동안 갈구해온 내 모습이 애달파서 문득 눈물이 났나보다. 오해받지 않고, 어색하지 않게 누군가를 마음껏 바라보고 있던 때가 언제인가.
우리는 진짜를 갈망하면서도, 가짜의 리듬으로 살아간다.
나는 지금껏 사랑이 고팠던 것이 아니라 집중이 고팠던 것인지 모른다. 관계의 무게가 가벼워지고 시선은 사방으로 흩어지고 마음은 반쯤 다른 곳을 향해 살아가는 시대.
그래서 한 사람이 한 사람을 향해 전하는 진득함이 이렇게 오래 마음에 남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