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유목민이다
인생의 끝을 알고 가는 이는 조금 다를까?
우리는 모두 우리의 끝을 모른 채,
어디쯤을 걷고 있는지 조차도 모른 채 걸어가고 있다.
끝없는 행로를 향해......
이쯤이면 도달했겠지 하고 돌아보면 내가 왔던 길은 너무도 짧기만 하다.
그래서 또다시 다음 행로를 설정하고 그 무언가를 향해 한참을 뛰다 보면...
어느새 내가 무엇을 향해 가고 있었는지 조차도 까먹어 버린다.
그 순간 사람들은 또 방향을 잃는다.
때때로 그렇게 방향을 잃은 사람들은 시간에 몸을 맡긴 채 그냥 죽을 때까지 의미 없이 걸어가게 된다.
그리고 다른 무리들은 또다시 각자가 고민해서 만든 무언가를 향해 또 걷는다.
그렇게 걷고 또 걸어서 도착했다 싶어서 멈춰보면 여전히 내가 가야 할 길은 한없이 멀기만 하다.
어디가 끝인지, 어디서 끝내야 할지 아무것도 판단할 수 없는 사막을 헤매이는 유목민...
그렇게 우리는....
시간 속의 유목민이다.
그리고 한 가지 다행스러운 건...
우리 모두가 유목민이란 사실이다...
나만 이런 끝없는 행로를 걷는 것이 아니란 사실이... 이 유목민 생활에서 큰 위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