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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금 Oct 05. 2020

열심히 일한 당신, 맛있게 먹어라


- 밥은 먹었냐?

- 어머니, 일도 안하는데 밥은 뭐하러 먹어요?

- 뭐? 호호호

-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잖아요.

- 얘! 그러면 나는 굶어 죽어야 되겠다. 하하하...







시어머니와의 통화 내용 일부분이다.

코로나 19 때문에 도서관 강의도 못 나가고, 답답함과 지루함으로 보내고 있었다. 

지루함 속에서도 왜 이렇게 점심, 저녁 때는 빨리도 오는지.

먹을 수도 없고, 안 먹을 수도 없는

먹어야 할 분명한 이유도 없고, 안 먹어야 할 분명한 명분도 없는

시간의 질서가 허물어지고, 엉켜버린 속에서

난 무엇을 위해 먹어야 하나?

사람에겐 일이 있다는 건 삶의 의미를 갖게 해 주는 또 하나의 요소다.

열심히 일한 당신, 맛있게 먹어라.

그런데 반가운 소식이 왔다.

도서실 강의를 온라인 수업으로 하자는 것이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온라인 수업.

낯설어서 긴장되고, 익숙치 못해 두렵다.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온라인 줌.

두려워도 가야 되는 세상이고, 낯설어도 빨리 익숙해져야 하는 세상.

용기있는 자만이 누리는 IT 세상.

더듬더듬 배워서 열어 놓으니 와, 신기하다.

사람들 얼굴이 동시에 보이며 서로 인사하고, 말하고 듣고...

드뎌 강의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낯설고 두려웠던 줌 공간이 몇 번의 동작으로 익숙해진다.

이젠 수업이 아닌 친구들과의 만남도 온라인으로 만날 수 있다. 

이것이 익숙해버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서지만,

일단은 편리함을 뛰어넘지 못한다.


-어머니, 저 이젠 밥 잘 먹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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