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것과 연결하기
알쓸신잡2를 엄청 재미있게 보고 있다. 여행+새로운 지식+음식 등 정말 나영석 PD는 트렌드를 정말 잘 파악하는 '예능의 신'이 분명하다. 유시민, 황교익, 유현준, 장동선 거기에 진행자 유희열이 이끌어 가는 케미가 너무 좋다. 같은 지역을 각자 여행하고, 그곳에서 알게 되고 느낀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가면서 의미 있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 놀랍다. 엊그제 방영된 제주도 2번째 이야기에서 이런 알쓸신잡의 기획의도와 방향이 지금 이 시대에 던져 주는 메시지를 한마디로 잘 설명하였다. 대화 중 유현준 교수가 이야기한 것이 바로 이런 내용이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과거부터 지금까지는 서양과 동양에서 얻은 같은 분야의 다양한 결합으로 새로운 것들이 나왔다고 하면 앞으로는 서로 다른 분야와의 결합으로 새로운 것들이 나오는 시대'이다. 바로 '융합의 시대'라는 것이다.
http://pop.heraldcorp.com/view.php?ud=201712020008424332829_1
필자는 오랫동안 스포츠 업계에서 일하고 있다. 스포츠 산업 또한 현재 시대를 '하이브리드' 시대라고 불린다. 과거의 신발은 과거 신발을 복각해서 현재의 칼라나 약간의 디자인 변형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그런 방식만으로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데 한계가 느끼게 되었고, 최근의 신발 제품 개발 방향은 브랜드별 강력한 미드솔(중창) 퍼포먼스 플랫폼을 만들고, 어퍼(신발 외관)는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결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나이키의 핵심 미드솔은 누구나 잘 아는 '에어(Air)'이다. 에어라는 퍼포먼스 플랫폼 위에 다양한 신발 형태를 조합해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아디다스는 '부스트(Boost)'와 최근에 나온 '바운스(Bounce)'라는 퍼포먼스 플랫폼에 다양한 신발 형태가 나오면서 퍼포먼스/라이프스타일 신발을 만들고 있고, 이지 부스트, NMD와 같은 신발이 대표적인 예이다. 뉴발란스는 '프레쉬 폼(FreshFoam)'이라는 퍼포먼스 플랫폼에 대표 신발인 574 등을 결합하여 574S라는 신발을 최근에 선보였다. 이런 신발을 신발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 '옴니형' 신발이라고 불린다. 뛰어난 미드솔 기술에 외관은 라이프스타일 신발의 과거 성공작을 복각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스타일과 기능을 모두 만족시킨다는 전략이다.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도 소개했듯이 2017년 '콜라보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종 업계 간의 콜라보 시도가 많았다. 특히 패션 + 식음료 간의 콜라보가 있었는데, 수십 년째 지속된 장수 식품 브랜드들이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패션 SPA나 신발 브랜드과 콜라보를 통해서 고객에게 새롭게 접근하는 시도가 예이다. 그로 인해 장수 브랜드들은 새로운 고객의 인식 속에 브랜드가 자리 잡게 할 수 있고, 그러한 콜라보 상대방으로 트렌드에 민감한 SPA와 패션 브랜드가 적격인 셈이 된 것이다.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7083106330047110
'오마에 겐이치'가 쓴 '제로 투 발상법'에서도 '0에서 1'을 만들어 내는 11가지 발상법에 대한 내용 중 아래와 같은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오마에 겐이치 '제로 투 발상법' (P 116) 중에서)
회사 내에서 일하다 보면, 기존 비즈니스 구조 때문에 새로운 접근이나 시도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변화하고 부분은 알겠지만, 기존 것을 계속 지켜야 하기 때문에 하면 안 된다'라는 식으로 결론을 낸다. 그러다 보면 변화의 타이밍을 잃어버린 채 결국 경쟁사에게 잡히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과거의 성공 경험이 우리의 발목을 잡지 않으려면, 늘 열린 자세로 세상의 변화의 흐름을 느껴야 한다. 스타벅스가 '스타벅스 경험'을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디지털 선도 기업'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 자라가 광고를 하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을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IT 시스템과 인프라에 수백억을 투자하여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현재의 성공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복종 간의 융합을 통해 더욱 강력한 브랜딩을 구축하고자 하는 목표의식 때문일 것이다.
http://news.joins.com/article/21591568
이제 브랜드에 종사하거나 어떤 분야에 있든 간에 자신의 생각에만 갇혀 있는 조직이나 사람은 미래가 없다. 주변의 것을 잘 관찰하고 연결하는 조직이나 사람만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 혼자 모든 것을 다 하는 전략에서 나와 다른 분야임에도 같이 했을 때 새로운 고객 가치를 만들 수 있는 파트너라면 언제든 손잡을 수 있는 협업의 전략이 필요한 시기이다. '융합의 시대'에 필요한 인재란 사고를 유연하게 하고 언제든 주변의 것과 연결될 수 있는 열린 사람이다. 그런 사람과 조직만이 이 시대에 필요한 새로움을 만들어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