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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사랑 Feb 20. 2018

성과와 결과

'하워드의 선물'을 읽는 중에서

설 연휴를 가족들과 잘 보내고 왔다. 오랜만에 출근한 어제, 주말 매출이 생각보다 부진하여 사업부의 리더 중 한 명인 나는 여러 미팅에 참석하여 현재 상황에 대한 분석 및 추가 대안에 대한 의견을 이야기하였다.


잘 안 되는 상황을 이야기 하긴 너무 쉽다. '내수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다'. '우리가 잘 하는 분야에 경쟁자가 너무 많아지고 치열해졌다', '날씨가 계속 추웠고, 설 연휴가 짧아서 구매까지 이어지기 어려웠다' 


그런데 어제 잠시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지금 눈에 보이는 결과가 진짜 성과가 맞는 것일까? 지금 잘 안된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 성과가 있지는 않을까?'


나 또한 브랜드의 책임자를 해 보았기 때문에 사업부의 책임자가 단기적인 결과에 연연해 할 수밖에 없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당장의 결과를 바꿔보기 위해 '가격 할인'을 생각하고 '프로모션 기획'을 생각해보고 실행해 본 적도 많다. 그런데 실제 진행 후 결과를 보면 이러한 것들이 단기적인 숫자의 변화는 가져올 수 있지만, 결국 미래의 매출을 앞당기거나 또 다른 수요까지 이어지게 하는 부분으로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았다. 즉 처음부터 상품을 잘 만들고, 상품을 잘 보여주는 화보와 이미지 컷을 준비하고, 그것들을 우리 온오프라인에서 고객이 잘 보이도록 보여주고, 고객들이 궁금해하는 점이 무엇인지, 고객들이 구매하면서 고민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잘 확인하여 추가 대안과 향후 준비사항에 보완하는 것이 더 나은 성과로 이어질 때가 많았다. 


'하워드의 선물'이라는 아주 좋은 책이 있다. 친구에게 선물 받은 책인데, 책꽂이에 잘 보관되어 있다가 얼마 전부터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의 내용 중 이런 대목이 있다.


"성과와 결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성과는 노력과 실력이 합쳐져서 나오는 반면, 결과는 때때로 행운이란 요소가 작용한다는 점에서 다르지. 많은 조직에서 이 사실을 간과하기 때문에 성과보다 결과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자주 생기는 거야. 예를 들어 기금을 조성할 때, 훌륭한 조직이라면 자네가 올해 기부자들을 방문한 횟수가 100여 차례에 달한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겠지. 하지만 결과를 중시하는 조직은 자네가 모금한 액수에만 초점을 맞출 거야. 그 액수가 설령 운 좋게 시기가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 할지라도."



단기적인 결과를 무시할 순 없다. 그러나 당장 결과가 좋아도 이것이 성과인지, 운이 좋아서 그런 것인지 바로 볼 줄 알아야 한다. 좋은 열매는 좋은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잡초를 뽑고 심혈을 기울여 키웠기에 가능하다. 당장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급한 마음에 좋은 열매를 거두는 이 과정을  생략하거나 단축하려면 운이 좋게 결과가 좋더라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그러기에 성과와 결과에 대해서 잘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 브랜드에서 준비한 상품들이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만들어지고 준비되어졌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운이 좋아서 결과가 좋다면, 같은 방식을 다음번에도 반복된다면 결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어제 회사에서 느낀 것과 책에서 본 내용을 종합하여, 내가 지금 맡고 있는 일에서 내가 놓치고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주기 위해서 무엇에 더 집중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당장 눈앞의 결과를 바꾸려 하기보다, 좋은 열매를 얻기 위해 더 노력하고 실력을 쌓아야 한다고 다시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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