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의 선물'을 읽는 중에서
설 연휴를 가족들과 잘 보내고 왔다. 오랜만에 출근한 어제, 주말 매출이 생각보다 부진하여 사업부의 리더 중 한 명인 나는 여러 미팅에 참석하여 현재 상황에 대한 분석 및 추가 대안에 대한 의견을 이야기하였다.
잘 안 되는 상황을 이야기 하긴 너무 쉽다. '내수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다'. '우리가 잘 하는 분야에 경쟁자가 너무 많아지고 치열해졌다', '날씨가 계속 추웠고, 설 연휴가 짧아서 구매까지 이어지기 어려웠다'
그런데 어제 잠시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나 또한 브랜드의 책임자를 해 보았기 때문에 사업부의 책임자가 단기적인 결과에 연연해 할 수밖에 없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당장의 결과를 바꿔보기 위해 '가격 할인'을 생각하고 '프로모션 기획'을 생각해보고 실행해 본 적도 많다. 그런데 실제 진행 후 결과를 보면 이러한 것들이 단기적인 숫자의 변화는 가져올 수 있지만, 결국 미래의 매출을 앞당기거나 또 다른 수요까지 이어지게 하는 부분으로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았다. 즉 처음부터 상품을 잘 만들고, 상품을 잘 보여주는 화보와 이미지 컷을 준비하고, 그것들을 우리 온오프라인에서 고객이 잘 보이도록 보여주고, 고객들이 궁금해하는 점이 무엇인지, 고객들이 구매하면서 고민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잘 확인하여 추가 대안과 향후 준비사항에 보완하는 것이 더 나은 성과로 이어질 때가 많았다.
'하워드의 선물'이라는 아주 좋은 책이 있다. 친구에게 선물 받은 책인데, 책꽂이에 잘 보관되어 있다가 얼마 전부터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의 내용 중 이런 대목이 있다.
단기적인 결과를 무시할 순 없다. 그러나 당장 결과가 좋아도 이것이 성과인지, 운이 좋아서 그런 것인지 바로 볼 줄 알아야 한다. 좋은 열매는 좋은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잡초를 뽑고 심혈을 기울여 키웠기에 가능하다. 당장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급한 마음에 좋은 열매를 거두는 이 과정을 생략하거나 단축하려면 운이 좋게 결과가 좋더라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그러기에 성과와 결과에 대해서 잘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 브랜드에서 준비한 상품들이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만들어지고 준비되어졌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운이 좋아서 결과가 좋다면, 같은 방식을 다음번에도 반복된다면 결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