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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사랑 Feb 21. 2018

당신의 루틴을 즐기세요

화려한 개인기보다 기본에 충실한 삶

새벽 4시 30분 알람이 울린다. 내가 일어나려고 노력하는 시간이다. 밤 10시 30분 이내 잠자리에 들어 6시간 후 일어나는 게 나의 삶의 루틴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잘 되지 않지만, 번번이 실패할 때도 많지만 평생 가져가려고 하는 기상시간...


오늘도 아침 7시 회사에 출근하여 브런치에 글 하나를 남기려고 한다. 내가 쓰는 글의 깊이나 무게감은 잘 모르겠지만, 매일 나의 삶의 루틴을 지속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그만큼 삶의 루틴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요즘 평창 동계 올림픽 뉴스로 매일 여러 선수들의 스토리들이 우리 주변에서 들려온다. 스포츠 선수들에게 올림픽은 매우 중요한 삶의 목표 중 하나이기에 결과를 떠나 올림픽에 참가하고 도전한 선수들이 박수를 보내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선수 중에서도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에 여러 번 참가하고 지속적인 결과와 더불어 마지막 올림픽 대회에 자신의 최고 기록을 내는 선수들을 보면 정말 존경하는 마음이 생긴다. 특히 이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서 목표를 이룬 선수에게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도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기에 반짝 스포츠 스타보다는 긴 시간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한 영역의 최고를 지속해 온 스포츠 선수들을 우리는 존경의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마라톤 교실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훈련법 중에서 '점증 강화훈련'이라는 용어가 있다. 처음에는 천천히 몸을 움직이고 속도를 줄여서 시작하다가 계속해서 속도를 높이고 자신의 한계치를 넘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부터 속도를 내면 오래 훈련을 할 수 없고, 한계치를 넘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실력 향상이 되지 않기에 '점증 강화훈련'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이러한 훈련 중에 감독 및 코치님은 훈련 초반에는 자세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속도를 높이지 말라고 하시고, 점점 목표로 하는 숫자를 불러주고 그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독려하신다. 이 개념을 모른 채 훈련을 하다 보면, 컨디션이 좋다고 처음부터 속도를 내다가 얼마 못 가서 힘이 들 때도 있고, 본인 스스로 한계를 정하고 더 이상 실력 향상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번 동계올림픽의 하이라이트라고 손꼽히는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한국 일본 선수의 대결은 그런 의미에서 이상화 선수와 고다이라 선수 모두 존경의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이미 500m에서 2010년과 2014년 올림픽 금메달을 딴 이상화 선수와 32살의 노장이면서 2010년 올림픽 10위, 2014년 소치 올림픽 5위였던 고다이라 선수는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을 하게 된다. 이뤄야 할 것들을 이미 이룬 이상화 선수와 3번째 올림픽 만에 우승을 한 고다이라 선수 모두 매일 반복되는 훈련을 묵묵히 이겨가며 자신의 루틴을 즐긴 선수이다. 그간 얼마나 많은 고민과 좌절과 눈물의 시간을 보냈을지는 본인 외에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이들의 대결을 보며 단순히 이상화 선수만을 응원했던 모습에서 고다이라의 경력을 보며 이 선수 또한 정말 대단한 선수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의 나의 자리는 어떤 선수의 모습일까? 이미 목표를 이뤄 어느 정도의 목표로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계속되는 좌절 속에서 마지막일지 모르는 기회를 잡은 선수의 모습인가? 결국 해답은 '반복되는 일상을 즐기는 것뿐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을 길게 보면 이상화 선수나 고다이라 선수나 아직 살아낸 시간보다 살아야 할 시간이 더 많기에 그들은 자신의 루틴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즐겼을 것이다. 목표를 이뤘다면 다시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달려갔을 것이고, 고다이라 선수 또한 아직 이루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다시 자신의 루틴을 즐겼을 것이다. 오히려 이런 생각도 해 본다. 이상화 선수에게 2016년부터 자신을 이겨 온 고다이라 선수가 있었기에 다시 새로운 목표가 생기지 않았을까? 오늘 글의 주제와는 다른 이야기이지만 그런 면에서 경쟁은 자신을 발전시키는 촉매제가 되는 것임이 분명하다.


나 또한 반복되는 일상 가운데 나의 루틴을 더욱 즐기고 싶다. 일찍 일어나기 힘들 때도 많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 가운데 힘겨울 때도 있지만, 이러한 루틴이 모여 나의 목표를 이룰 수 있기에 나는 다시 오늘의 루틴을 즐긴다. 화려한 개인기로 반짝하는 스타의 모습이 아닌 처음에는 천천히 움직이는 것 같지만 끝까지 완주하고 마지막에 활짝 웃는 인생의 완주자의 모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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