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이사랑 Dec 11. 2018

쉬운 길은 얼마 있으면 바닥이 드러난다.

올해를 피드백하며 내년을 준비하며 들었던 단상

요즘은 내년을 준비하는 경영계획의 시즌이다. 패션업에서는 12월은 참으로 분주한 한 해이다. 겨울 수확의 시즌으로 큰 매출의 시기라 당장의 매출도 잘 해야 하지만, 내년을 준비하는 계획의 시즌이기도 하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한해를 마무리 하며 그동안 감사한 분들과 한해를 마무리하는 모임도 하게 되고, 내년을 준비하며 이러저러한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올해를 피드백하며 계획대로 되지 않은 일들이 훨씬 많았음을 깨닫게 된다. 막상 계획을 할 때는 이 정도면 충분히 올해를 잘 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나중에 결과를 다시 들여다 보면 왜 이런 계획을 세웠을까 아쉬운 생각이 든다. 이유가 무엇일까? 계획대로 실행하지 못했을까? 아니면 계획이 잘못 된 것일까?

모든 계획이 생각처럼 되지 않고 실행이 되지 않지만, 요즘 경영계획을 다시 들여다보면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 당장 해결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여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예를 들어보자. 글로벌 브랜드로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신발의 경우에는 대부분 본사에서 미리 6~7개월 전에 샘플을 검증하여 미리 주문을 해서 파는 형태를 가지고 있고, 의류의 경우에는 일부 라인을 국내 디자인을 할 수 있는 라이선스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신발의 경우에는 국내의 트렌드와 다른 신발이 글로벌 본사에서 나올 경우 국내의 니즈를 어필하여 실제로 반영하는 것이 참으로 쉽지 않다. 국내 고객 조사 자료도 많이 준비하여 여러 차례 이야기 해야 되고, 실제로 담당자별로 그것을 귀담아 듣거나 반영하는 정도는 사람마다 너무나 다르다. 그러다 보니 바꿀 수 없다는 한계를 생각하게 되고, 어느 정도 시도를 하다 보면 지레 짐작으로 어필하는 정도가 소극적으로 바뀌게 된다. 우리가 힘들게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 부분이라고 생각되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 라인의 의류에 더 집중하게 되면서, 어느선가 부터 브랜드의 포트폴리오에 균형이 깨지고 신발비중이 줄면서 의류비중이 커지게 되었다. 그러나 의류의 경우 날씨로 인한 변수가 사실 크고, 타복종까지 인기있는 분야로 몰려들어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 제품경쟁, 가격경쟁이 더 치열해지게 되었다. 그럴 경우 그나마 쉽게 생각했던 의류쪽도 결코 쉬운 분야가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세상에 절대 쉬운 일은 없는 것이다. 새로운 방식은 또 누군가에게 카피되고 따라 잡히게 된다. 엊그제 케임브리지대학의 장하준교수가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경제 위기가 결국 각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투자가 장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문제제기 하는 것을 보았다. 당장의 실적을 위해 프로모션을 하고, 비용을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계속 그 방법만을 따라가다보면 결국 본질적인 문제해결이 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는 큰 실패를 깨닫게 될 것이다. 바닥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본질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특히 리더는 시간을 써야 한다. 일하는 방법에 대한 근본적인 재설계가 일어나야 한다. 남들이 따라올 수 없는 격차를 만들기 위해 올바른 방향을 정하고 속도를 높혀야 한다. 다행히 내년도 경영계획은 일하는 방법의 변화와 본질적인 문제해결이 우선순위로 설정되어 내년이 기대된다. 어렵고 힘든 문제해결일수록 그것이 해결의 1번과제임을 잊지 말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당장의 잔기술은 어느 순간 바닥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디어 커머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