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플 - 베이직스 - 트리플 블랙 등 DTC 제품을 보며
이제 크라우드 펀딩은 요즘 시대에 가장 고려하는 신규 론칭 전략 중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와디즈, 크라우디, 텀블벅 등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들의 거래액이 계속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는 소식이 어렵지 않게 들린다. 와디즈에서 한 달에 한 번씩 하는 크라우드 펀딩 교육에 수 백명의 셀러와 관계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이제 크라우드 펀딩은 모든 셀러가 한 번쯤은 고민하는 '고객을 만나는 채널' 임에는 분명하다.
크라우드 펀딩... 자본이 적거나 유통할 수 있는 채널이 제한적인 셀러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방식임에는 분명하다. 필자도 개인적으로 2017, 2018년에 가족이 운영하는 상품을 가지고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해 보았고, 직접 펀딩 페이지를 작성하고, 서포터스(펀딩에 참여하는 분들) 과의 소통 및 CS, 물류(배송), 정산까지 직접 진행해 보았다. 직접 해본 결과 일반 오픈마켓보다 확실히 스토리와 기획에 따라서 결과의 차이가 발생하지만, 크라우드 펀딩의 특성을 잘 이해한다면 일반 오픈마켓 등보다는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음도 확인할 수 있었다.
남들은 새벽 배송이다, 샛별 배송이다, 로켓 배송이다...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빠른 배송 서비스의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는데 비해 크라우드 펀딩은 각 리워드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펀딩 성공 후 결제 그리고 배송을 직접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림에도 서포터스 들은 기대감을 가지며 기다리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단순히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에 투자하는 개념, 그 제품을 응원하여 세상에 나오게 한다는 마음에서 펀딩을 진행하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에 우리나라 리워드 크라우드 펀딩에서 신기록의 펀딩이 진행되었다. (참고로 크라우드 펀딩은 주로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과 리워드형 크라우드 펀딩이 있는데, 투자형은 해당하는 업체의 투자자로 투자하는 것에 비해 리워드형은 해당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투자를 하는 것으로 차이가 있다.)
바로 베이직스라는 곳에서 진행한 베이식 북 14 프로젝트이다. 펀딩 목표 500만 대비, 실제 펀딩은 40466% 인 20억을 넘는 결과를 얻었다.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29032
이러한 제품을 보면, 공장에서 바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DTC 형태의 제품임을 볼 수 있다. 중간 유통 단계를 모두 제거하고, 고객의 수요를 미리 파악하여 주문받은 만큼만 공장에서 생산 및 조립하고 바로 고객에게 보내는 방식을 뜻한다. 이런 제품의 특징은 바로 가격이 기존 유통채널에서 구매할 수 있는 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라는 점이다. 삼성이나 LG에서 진행할 경우 마케팅 비용, 본사 판관비용 및 AS 비용 등 다양한 비용에 각 유통채널의 마진까지 고려하고 또한 기존 제품의 가격 및 브랜드로서의 지켜야 할 이익률까지 감안해서 나온 가격인 것에 비해 이러한 DTC 형태의 크라우드 펀딩 제품들은 가격이 중요한 구매 결정요소이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기 위한 사전 설계가 더욱 중요하고, 가격 중심의 고객 유인 정책을 취하기 쉽다.
필자 또한 해당 제품이 펀딩을 진행 중일 때 확인하였고, 노트북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펀딩에 참여하였고, 5월 중 배송되는 제품을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펀딩 할 때 이야기했던 제품의 성능이나 품질에 비해 실제 제품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냐 라는 다소 걱정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계속 들려오는 새소식을 접할 때면 잘 만들어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해당 제품이 크라우드 펀딩 신기록을 세우기 전에 우리나라 리워드형 크라우드 펀딩의 최고액은 샤플의 Dr. Nah 프로젝트였다. 펀딩금액은 약 15억, 2017년에 진행한 이 제품은 약 2년 동안 우리나라 펀딩 신기록을 보유할 정도로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했고, 여러 트렌드 관련 책에도 소개되기도 하였다.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13175
하지만, 제품 생산 능력을 초과한 펀딩 주문을 진행하다 보니 배송이 약속한 날짜보다 지연되었고, 제품 소개 영상에 비해 실제 제품이 많이 부족함이 있어서, 펀딩 신기록에 비해 고객 반응은 별로 였고, 이로 인해 후폭풍을 맞게 된 제품이기도 하다. 그 이유 때문인지, 와디즈에서는 샤플의 다른 펀딩은 소개된 적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진행 중인 크라우드 펀딩을 하나 더 소개한다. 트리플 블랙이라는 업체에서 진행하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남성 전기면도기를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여 고객에게 판매하는 형태로 큰 범주에서 보면 위의 베이직스의 사례와 비슷하다.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34145
필자는 크라우드 펀딩을 즐겨하고, 와디즈 등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여러 제품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다들 저마다의 스토리에 의하여 세상에 소개되고, 누군가의 추천과 펀딩으로 세상에 실제 제품이 나오는 크라우드 펀딩. 그러나 위의 사례처럼 단순히 펀딩 금액으로 성공한 리워드 펀딩이라고 이야기하기보다, 실제 구매 후기를 보고 그 펀딩의 성공 유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크라우드 펀딩은 해당 제품이 이 세상에 소개되는 첫 시작 관문이지,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당 제품의 고객 후기가 중요하고, 실제 사용한 고객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그 고객 경험을 바탕으로 더 넓은 곳에서 해당 제품들은 더 많은 고객들의 지지를 맡고 생명력을 가지고 판매될 것이다. 그러한 면에서 아직 펀딩 제품이 도착하지 않는 베이직스의 노트북이나 트리플 블랙의 면도기 등도 실제 고객 후기가 정말 궁금하다. 이렇게 펀딩에 성공한 제품의 후기가 좋아야 크라우드 펀딩 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것이고, 더 좋은 제품들이 소개되는 선순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