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예상하는 패스의 길이 아니라 새로운 패스의 길을 보여주며, 정확하게 공을 연결하는 선수들을 보면 감탄을 하게 됩니다.
어제 '최인아책방'에 오랜만에 다녀왔어요. 최인아 책방에서 최근 책을 낸 저자들을 초청하여 '저자 강연회'를 계속 기획하여 진행하고 있는데, 저는 '생각법' 관련된 강연회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저 사람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갈까?' '저 사람은 어떤 생각을 했길래 저런 일을 할 수 있을까?'
책을 낸 저자의 생각을 들어오고, 책을 읽으면 더 이해가 쉬운 편이어서 '7월의 저자와의 만남'을 보자마자 신청을 하게 되었죠. (회사 퇴근하고 가는 동안 자리가 나서 지하철에서 앉아서 졸면서 갔더니 피곤도 풀리고 좋더라고요..)
오늘의 저자 경연회의 저자는 '디자이너의 생각법: 시프트'의 저자 '이상인' 님이었어요.
브랜딩 디자이너로 시작하여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디지털'시대의 디자이너로 어떤 부분에 포커스를 두고 살아가야 할지 생각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이제는 모든 사람이 쉽게 쓸 수 있는 디지털 생태계에서 어떤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하느냐를 구현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 인공지능 부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계시는 분이시죠.
그런데 저는 그의 삶의 여정을 보면서 '일하는 자세'에 대해서 더 공감이 되고 좋았었습니다. 단순히 맡겨진 '디자인'업무를 잘하면 되는 것에서 벗어나, 현재보다 더 나은 지향점을 위해 더 나은 제안을 하는 것이 디자인이라는 본질적이고 광범위한 디자인의 역할을 계속 시도하며 살아온 저자의 자세가 더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질의응답에서 '최인아 대표님'의 한마디가 팍 와 닿았어요.
'실력 있고 일 잘하는 사람은 운동장을 넓게 보고 사용한다'라는 이야기였죠..
단순히 디자인이 어떤 것을 보기 좋게 아름답게 하는 것에서 벗어나, 더 고객지향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도메인을 구축하고 그 안에서 고객들이 경험하며 쌓인 데이터를 가지고 '더 나은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려면 내게 주어진 영역 외에 더 많은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고민하고 각 유관부서와 소통하고 연결되며 일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주어진 업무를 벗어나 또 다른 영역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현재보다 더 나은 지향점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단순히 어떤 특정한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라 생각해요. 저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고, 나는 어떤 모습의 사람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시스템이 잘 갖춰진 대기업에서 일하다가 답답함을 느꼈어요. 주어진 부분만 할 수 있는 것이 편하고 익숙한 부분도 있지만, 더 단계가 줄어들고 디지털 한 세상에서는 더 많은 연결과 협업 그리고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오히려 작은 회사지만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회사, 제조와 판매 채널을 가지고 있는 회사가 더 많은 연결과 협업을 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하여 현재의 회사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 어떤 생각으로 나의 관점과 생각을 전환(시프트) 해야 하는지 이상인 저자를 보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의 그동안의 선택이나 지금의 모습이 나름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을 하며 감사했습니다. 강연 때 찍은 사진을 올려봅니다. 저자의 여정 가운데 어떤 생각의 과정을 거쳤는지 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