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평소에는 잘 보지 않는 '불후의 명곡' 프로그램을 본방 시청하였습니다. 토요일 예능을 오랜만에 보는 것도 있지만,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불후의 명곡 프로그램을 보았는데, '명 DJ 이금희' 편이 방송되고 있어서 채널을 멈추고 보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정말 오랜만에 방송에 나온 가수 '이정'에 대한 궁금증도 이 프로그램을 보게 된 이유입니다. 6년 만에 가요 예능에 출연하는 거라고 하는데, 그래서 이번 방송이 이슈가 되었다고 합니다.
평소 불후의 명곡 프로그램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특정 주제 (그것이 유명한 가수가 될 때도 있고, 유명한 작곡가가 될 때도 있는데..) 이번 프로그램은 라디오에서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고 신청곡으로 요청한 곡들 위주로 실력 있는 가수들이 나와서 공연을 하였습니다. 사회자가 뽑은 순서에 따라 경연이 시작되고, 이전에 경연을 한 사람과 투표를 통해 승부가 갈리는 프로그램인데, 초반에 선정되면 아무래도 계속 새로운 무대의 매력에 빠지면서 순위에서 밀려날 수 있을 확률이 높아 대부분 가수들이 후반부에 자신들의 이름이 불리길 기다리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여러 가수들의 수준 높은 경연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이번 프로그램의 메인 주제로 참여한 '방송인 이금희'에 대해서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경연에 참여한 분들 중에 '유리상자'라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남성 포크 듀오가 있는데, 그분들이 이금희 님을 이야기할 때 '가장 따뜻한 선배'라는 이야기를 할 때부터 주목이 되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이 부분이었습니다.
'불후의 명곡' 사회자인 신동엽 님이 방송인 이금희 님에게 어떻게 뛰어난 공감 능력을 가지게 되셨는지 물어봤을 때 이금희 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 정말 많아요.. 지금도 신동엽 님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거든요..
https://tv.naver.com/v/23775709
'사람에 대한 호기심' 이 한 단어가 저에게 매우 의미 깊게 다가왔습니다. 공감 능력은 바로 '사람에 대한 호기심'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이구나.. 내가 지금 대화하고 있는 상대방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을 때 진정한 공감을 할 수 있는 거구나 생각하게 되니, 저를 잠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이러한 호기심을 가지고 대하고 있는가? 나의 선입관과 편견으로 상대방을 재단하고 내게 맞춰진 틀 안에서 그들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런 마음을 갖던 중, 어제 주일 예배를 드리며 귀한 칼럼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님의 칼럼인데, 제목이 '주변 사람들이 다 이상하게 보인다면..'이라는 내용입니다.
왜 나이가 들면 사람들이 이상해 보일까? 실제로 사람들이 이상해지는 걸까? 아니면 우리가 이상해지는 걸까?
나이가 들수록 상대를 아는 데 필요한 정보량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상대를 안다는 확신이 커지는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상대에 대한 정보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면 상대를 안다는 확신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호기심은 없는 채로 상대를 안다는 확신이 커지면 내가 생각한 틀 속에서 상대방을 바라보게 되고 그러면 상대방이 이상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으면 '안하무인'이 되기 십상이고 우리 주변에는 훌륭한 어른도 많지만, 점점 안하무인의 노인들도 많아지고 있는 것이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이 칼럼을 소개해 주시면서 목사님께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랑'의 우리말 어원이 '사량思量'에서 나온 것이 가장 유력하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즉 '사랑은 상대방을 생각하고 헤아리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사랑은 상대방을 생각하고 헤아리는 것'
주말에 이금희 님을 통해 그리고 목사님을 통해 알게 된 최인철 교수님의 칼럼을 통해, 나 자신이 어떻게 상대방을 대해야 하는지 알게 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호기심'을 통해 내 시선으로 상대방을 판단하거나 재단하지 않고, 그들을 생각하고 헤아리는 것을 더욱 힘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귀한 가르침을 주신 이금희 님과 목사님 그리고 최인철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407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