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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사랑 Aug 14. 2016

SPA의 명과 암 그리고 대안

SPA 브랜드에서 우리가 찾을 수 있는 검소한 혁신은?

SPA란 '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Brand'의 약자로 제조자가 디자인, 생산, 물류, 마케팅, 매장 운영, A/S까지 전 영역을 직접 하면서 고객에게 가장 최신 트렌드의 상품을 싸고, 빠르게 그리고 멋진 매장 환경에서 판매하는 형태를 말한다. 세계적인 브랜드로 ZARA, H&M, 유니클로, 포에버 21, GAP 등이 있고, 우리나라 브랜드로는 스파오, 에잇 세컨즈, 탑텐, 미쏘, 데이즈 등이 있다. 


고객에게는 너무나도 좋은 브랜드가 SPA이다. SPA로 인해 우리나라의 패션 시장은 과거 어느 때보다 옷 가격은 저렴하고 그 옷을 파는 매장 환경은 멋진 인테리어와 쾌적한 쇼핑환경을 내세우며 경쟁이 치열하다. 명동에서 들어올 사람만 들어오라는 듯한 느낌으로 몇 년을 영업하던 제일모직의 빈폴 매장도 현재 에잇 세컨즈 명동 2호 매장으로 한참 리뉴얼 공사 중이다. 


우리나라 패션시장은 80년대 이랜드에서 시작한 프랜차이즈 비즈니스를 토대로 특히 캐주얼 시장이 빠르게 확산되며 크기를 키워왔다. 가두점, 백화점 등이 나름의 시장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고, 각각의 시장에 맞게 브랜드가 포진해 있었다. 저렴한 캐주얼 브랜드는 가두 상권이 강하였고, 고가의 여성복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는 백화점에서 영역을 확장하였다. 그러던 중 2000년대 후반 유니클로가 롯데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롯데 유통망을 중심으로 한국시장에 진출하면서 캐주얼 시장을 중심으로 크게 재편이 되었다. 유니클로가 한국 시장에서만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하는 동안 수많은 한국 패션 브랜드들이 자취를 감췄다. 유니클로는 기본 베이식 캐주얼 상품으로부터 아동, 속옷 영역까지 확장하고 최근에는 스포츠 기능성 의류까지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성공 가도를 달리던 SPA에도 어두운 부분이 드러나고 있다. 우선 한국 SPA 브랜드를 진행한 이랜드(스파오, 미쏘 등), 제일모직(에잇 세컨즈), 신성통상(탑텐) 등은 아직 해당 영역은 적자 상태로 수년째 영업을 진행 중이다. 해당 영역이 경쟁이 치열하여 매출 볼륨과 매장 확대는 키워 왔으나 아직 규모에 비해 비용 구조는 높다. 또한 매장 확대로 인한 생산된 재고가 많아지면서 많은 돈이 매장과 물류에 재고로 보관 중이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봤으면 하는 것이 바로 SPA는 세상을 이롭게 하는 비즈니스인가?라는 부분이다. 최신의 트렌드를 값싸고 빠르게 멋지게 제공해서 고객을 선택을 받겠다는 SPA의 근본적인 비즈니스 전략은 세상을 이롭게 하는 비즈니스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싼 임차료와 큰 매장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각종 비용을 감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상품을 팔아야 하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즉 많은 사람들이 계속 해당 제품을 사야만 유지되는 비즈니스라는 점이다. 그 본질적인 비즈니스의 질문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비싼 임차비용이라고 생각한다. 명동과 강남 등 비싼 임차비용을 자랑하는 곳에서 영업하는 대다수 브랜드가 해당 매장에서 이익을 낼 수 없을 만큼 많은 임차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나의 경우 우리나라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직영점 비즈니스를 약 2년 동안 경험하면서 매월 수억 원의 임차비용을 지불하는 매장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다. 물론 좋은 매장을 운영한다는 자부심과 그 매장을 통해 얻는 이익은 분명히 있지만, 그 매장에서 이익을 어떻게 내야 하나 늘 고민을 하면서 전략을 짰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런 고민 가운데 하나의 작은 해결 방안으로 진행한 것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것이었다. 브랜드 관점으로는 '옴니채널'이고 요즘 흔히 말하는 O2O 비즈니스이다. 필자는 옴니채널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검소한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물리적으로 오프라인 공간에서만 판매할 수 있었던 제품을 온라인 세상에서도 고객과 연결하여 판매하면서 판매 기회를 증가시킬 뿐 아니라 이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즉 옴니채널은 해당 제품을 사고 싶었던 고객들에게 전국의 매장 재고를 통합해서 제공하면서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브랜드 본사에서는 온 오프라인의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해결해 주면서 판매 기회를 확장하면서 더 많은 수익을 가져다주고, 매장을 운영하는 투자자 또한 판매 기회 확장으로 인해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 앞으로 옴니채널은 빅데이터 기술, 디지털 컨시어지, 개인 맞춤형 생산 등과 결합하여 더욱 크게 확대될 것이다. 상상해 보라,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상품을 나의 신체 사이즈에 맞게 만들어 주면서 가장 빠르게 가장 좋은 가격으로 제공하는 브랜드. 그러면서 많은 자원을 사용하지 않고 최소한의 재고를 관리하면서 비즈니스 운영하는 브랜드. 


SPA 또한 매장별 수익을 고려하여 오픈하되 옴니채널 형태 비즈니스를 구축하여 매장당 매출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운영하면서 매장에서는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는 체험형 매장을 운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장 오픈에 신중을 기해야 하고, ZARA와 같이 IT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ZARA의 경우 매해 600억 이상의 IT 투자를 통해 세상의 트렌드를 가장 빨리 가장 좋은 가격으로 생산하여 빠른 회전율로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비즈니스를 확대하여 적은 매장 수에도 불구하고 매년 매출 성장을 이루고 있다. 물론 ZARA의 매출 규모는 수십 조원에 이르기에 가능한 부분도 있겠지만, 규모가 적은 브랜드는 그 브랜드의 특성과 고객 니즈를 반영하여 비즈니스 혁신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즉 과거처럼 오프라인 매장 수와 많은 수량으로 싸게 공격적으로 판다고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은 잘못된 전략이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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