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성, 전문성, 지역밀착형의 유통 전략을 고민해 봐야 한다.
11월 2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 2회 신유통트렌드와 미래성장전략 컨퍼런스' 에 참석했다.
지난 2월에 우연히 알게 된 1회 컨퍼런스에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던 필자는 2회 컨퍼런스가 열린다는 소식을 가지고 바로 참가 신청을 하였다. 물론 3시간의 강의로 많은 것을 알 수 없겠지만, 이 컨퍼런스를 통해 새로운 유통에 대한 지식을 배우고 실행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가지고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다.
이번 2회 컨퍼런스는 이전 컨퍼런스와는 다른 한국, 중국, 일본 유통 트렌드를 짧게 나마 알아 볼 수 있는 세션으로 준비가 되었다.
한국 유통 트렌드로 기억에 남는 것은 모바일이 2016년 이커머스의 50%를 넘는 첫 해가 되었다는 것과(실제로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스포츠 브랜드 온라인 공식 스토어 또한 모바일 비중이 이미 50%를 넘은 지 오래 되었다.) 이제는 단순히 이커머스 집중, 실적 중심, 과도한 비용 투자가 아닌 포트폴리오 관점의 경영과 고객 중심으로 유통 전략을 수정하고, 아마존에서 운영하고 있는 고객 라이프사이클에 의한 로열티 프로그램 강화, 그리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유통 전략을 가지고 움직여야 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이었다.
중국 유통 트렌드 강연은 왜 중국은 오프라인이 급속도로 몰락하고, 이커머스 회사들이 유통의 강자로 운영되는지에 대한 내용이 소개되었다. 중국은 GDP 나 유통의 체절이 선진화 되지 못하다보니, 가격이나 이벤트에 의해 수요가 만들어지는 온라인 비즈니스에 더 많이 반응하고, 부동산 가격 폭등과 효과적으로 보호 받지 못하는 지적재산권 등으로 오프라인 영업이 힘든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이커머스 중심의 폭발적 성장은 알리바바의 마윈이 이야기 한 것 처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고, 앞으로는 이커머스 회사들이 오프라인에 투자하고 글로벌화와 더불어 공장에서 직접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M2C 가 현실화 될 것이라는 내용이 소개되었다.
일본 유통 트렌드 강연에서는 편의점 회사가 유통의 강자로 자리 잡은 일본의 특수한 유통 환경을 소개 받고, 저성장, 고령화 사회를 오랫동안 경험한 일본에서 편의점, 드럭스토어, 슈퍼마켓 등이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소개 되었다. 또한 유니클로, 시마무라와 같은 대규모 전문 의류 리테일러와 지역밀착형으로 운영되면서 저비용 정서적 유대감을 강조한 유통업체에 대한 성공 사례도 발표 되었다.
3개 나라의 유통 트렌드를 들으며, 한국은 일본과 중국의 중간 지대에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아직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강자로 자리 잡은 한국이 이커머스와 편의점, 소규모 지역 밀착형 슈퍼마켓 등이 새로운 성장 세력으로 움직이는 한국의 유통의 현 모습에서 중국과 일본의 유통 트렌드는 시사점이 있다고 보았다.
특히 일본 유통 트렌드를 보면서, 앞으로 한국의 모습을 미리 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1인가구, 고령화 사회로 들어가는 한국은 이제 간단한 식료품을 가까운 곳에서 쉽고 편하게 구매하는 소비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고, 저성장 시대에 고객이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은 더욱 낮아지기 때문에 유통 구조의 혁신과 비용구조 혁신의 새로운 비즈니스 업태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 생각된다.
유통 트렌드와 미래성장 전략 컨퍼런스를 들으며, 유통은 참 살아 있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서도 그 가운데 새롭게 태어나는 유통 업태가 나오고, 골리앗 같은 강자들이 다윗과 같은 소규모 업체에게 지는 것이 유통의 모습이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하고, 고객이 뭘 원하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한국의 유통업이 더욱 발전하기 바라며, 한국을 넘어서 중국과 일본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