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긴축 #가치소비
필자는 25평 아파트에 삽니다. 딸아이가 9살인데, 이제는 따로 잠을 자게 해야 하는 시기(좀 늦은 감이 있지만)가 된 거 같아, 딸아이 방에 침대를 두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아는 지인 분의 친척 분이 2층 침대를 저렴하게 내놓으신다고 하셔서 저희가 그 침대를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침대값은 아주 저렴하게 17만 원에 주시고, 배송과 설치비를 해당 침대업체에서 해 주시기로 하셔서(13만 원) 총 30만 원에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30만 원을 만든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30만 원을 제 통장에서 빼서 주었을 텐데, 침대가 들어오면서 딸아이의 책상이 제 방으로 오게 되고, 제 방에 있던 400여 권의 책들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30여 년 제 삶의 역사상 기념비적인 일인 책을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아무리 짐이 많아도 책을 팔지 않았는데, 아이들이 자라고 집이 짐으로 차면서 생각의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이제 굳이 필요하지 않거나 다 읽은 책들은 필요한 곳으로 보내야겠다는 생각. 이번에 강남점에 있는 중고도서 매장에 45권의 책을 이미 판매한 지금, 판 책들이 아른아른 거리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30만 원의 돈을 모두 제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중고로 팔아서 만들었습니다. 제가 샀지만 안 신고 있었던 유명 브랜드의 신발과 중고 도서를 판매한 금액 그리고 책을 정리하면서 책 사이에 있었는데 모르고 있던 9만 원으로 침대값을 지불한 것입니다. 가지고 있지만 사용하지 않는 것을 팔아서 필요한 것을 사게 된 것입니다.
제가 개인적인 일을 소개한 이유는 이 가운데 최근의 생활 트렌드와 앞으로의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바로 미니멀 라이프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삶 가운데 실행에 옮기고 있는 라이프 스타일입니다. 이것과 연결되는 것이 더 이상 소유하기보다는 공유하고, 개인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는 과감한 소비를 하지만 불필요한 부분에는 소비를 회피하는 모습, 불확실한 미래에 소비 절벽의 모습, 의도적인 긴축의 시대 등입니다.
어제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러한 미니멀 라이프를 소개해 주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막 결혼 한 신혼부부인데 집에 혼수가 안 들어온 것과 같이 신혼살림이 거의 없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주부는 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꼭 필요하거나 유통 기한이 다 된 상품만 구매하고 모바일을 최대한 활용하여 절약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대량생산의 시대의 사고방식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단순히 필요(needs)에 의해 구매를 하는 것이 아닌 진정한 원츠(wants)를 찾아야 하는 시대입니다.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시대이기에 고객의 선택을 받으려면 더 고민하고 애쓰지 않으면 이전과 같은 결과를 낼 수 없는 시대. 이러한 삶에 어떻게 제품을 가치 있게 제안하고,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설계해야 하는지 고민이 깊어지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