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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사랑 Feb 03. 2017

브랜드의 의미와 체험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홍성태 지음, 쌤앤파커스 )'를 읽고

필자는 브랜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스포츠와 아웃도어 브랜드를 주로 경험하였다. 아웃도어 브랜드 매니저를 할 때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필자가 근무한 아웃도어 브랜드가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가 아니다 보니, 운영하는 게 쉽지 않았다. 제품의 기능이나 디자인 등은 누구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데, 왜 우리 브랜드는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걸까? 로고만 가리면 거기서 거기인 브랜드들 사이에서 왜 우리 브랜드는 선택을 받지 못하는 걸까? 수 없이 많은 고민을 한 적이 있다. 


그 브랜드는 3년 전에 클로징 결정이 났고, 현재까지도 다시 재론칭을 하지 못하고 있고 한국 시장 내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현재 많은 아웃도어 브랜드가 시장의 외면을 받으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요 몇 년 사이에 급격히 성장한 브랜드가 있다. 도깨비로 최고의 대세 배우가 몇 년 전부터 모델을 하고 있는 '디스커버리'라는 브랜드이다. 이 브랜드는 캐주얼 브랜드인 MLB, 바닐라비와 같은 브랜드를 운영하는 'F&F'라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브랜드이다. 이 브랜드의 시초는 자연으로 들어가는 문이라는 뜻으로 '더 도어(THE door)'라는 브랜드가 시초이다. 원래 디스커버리는 디스커버리 채널로 잘 알려져 있듯이 adventure 전문 영상 등을 보여주는 미디어 채널이다. 그곳에서 라이선스 문제로 해당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면서, 더 도어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필자는 더도어 1호점이었던 논현 매장에 오픈식에 참석하였다. 그리고 그 당시로서는 꽤 신선한 의류들을 보면서 잘 될 거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런데 몇 개월이 지나고, 더 도어를 폐업을 진행하고, 디스커버리라는 이름으로 다시 리뉴얼 브랜드 오픈을 하게 된다. 그 이유는 고객에게 '더 도어'라는 이름을 알리기보다, 이미 고객 머릿속에 있는 '디스커버리'를 알리는 것이 훨씬 용이하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라이선스 문제가 해결되고, '디스커버리'로 브랜드 리뉴얼한 후, 해당 업체는 브랜드 페르소나와 가장 잘 어울리는 '공유'라는 모델을 선택하게 되고, 기존의 아웃도어의 광고인 험한 등산이나 강렬한 이미지의 광고가 아닌, 자연을 탐험하고 일상을 벗어난 자유를 소개하는 아웃도어 광고를 내보이게 된다. 그동안의 정통 아웃도어, 익스트림 아웃도어에서 디스커버리는 캐주얼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를 표방하게 된다. 고객 타깃 또한 40-50대의 기존 아웃도어 고객이 아닌, 30-40대를 대상으로 하면서, 젊은 감성의 제품 디자인과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게 되고, 몇 년 사이에 폭발적인 매출 성장으로 작년 11월에는 한 달 매출만 500억을 넘기는 최고의 아웃도어 브랜드로 자리매김하였다. 


해당 브랜드의 사례를 최근 읽은 책인 홍성태 교수님의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라는 책과 비교하여 정리를 하려고 한다. 이 부분은 필자의 철저한 개인적인 생각이고 정리임을 먼저 밝혀 둔다.


'디스커버리'가 오픈할 시점에는 이미 기라성 같은 브랜드가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이었고, 해당 브랜드들은 3000억 이상의 매출을 하고 있었다. 이들과의 차별화된 전략이 아닌 같은 종류의 상품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었다. 다행히도 F&F는 기존 메이저리그 라이선스를 가지고 캐주얼 감성의 'MLB'를 이미 하고 있었던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이번에는 스포츠가 아닌 아웃도어를 가지고 본인들이 잘 하는 '캐주얼 아웃도어'라는 다른 인식의 사다리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아웃도어 브랜드라는 포지셔닝을 하고자 하였다. 거기까지는 비슷한 시기에 오픈했던 '빈폴 아웃도어'와 같은 방법일 거 같다. 다만 크게 다른 것은 '빈폴 아웃도어'는 빈폴이라는 캐주얼에서 시작하여 아웃도어라는 영역으로 브랜드를 확장하여 간 것이고, '디스커버리'는 아웃도어와 연결이 되는 이미지를 가지고 캐주얼 아웃도어에 접근한 것이 다른 영역이다. 현시점으로 봤을 때 디스커버리의 전략이 시장의 선택을 받았고, 빈폴 아웃도어는 디스커버리보다는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디스커버리 또한 '더 도어'라는 네이밍을 계속 고수했다면 현재의 성공을 할 수 있었을 거냐는 부분이다. 디스커버리의 성공의 여러 가지 요소가 있었을 것이지만, 네이밍을 통해 브랜드의 의미를 고객의 인식에 심어 놓았다는 점이 필자가 생각하는 제 1의 성공요소가 아니지 않나 싶다. 거기에 브랜드의 페르소나를 잘 구축하여 '공유'라는 메인 모델을 잘 선택하고, 론칭 때부터 지금까지 모델을 지속했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액티비티 활동을 접속시켜 기존 아웃도어에서 잘 하지 못하던 래시가드 등의 시즌 상품 구성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했던 점도 브랜드 채널 확산에 기여했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고객에게 의미를 주고, 그 의미에 체험을 통해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 브랜딩이라고 이야기하는 이 책의 내용을 한국 아웃도어의 성공사례인 '디스커버리'에 접목시켜 생각해 보았다. 브랜드 네이밍의 중요성과 더불어 브랜드의 이미지를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또한 그 브랜드에 고객의 감성을 어떻게 덧붙이는지에 대한 부분에 '디스커버리' 사례는 좋은 사례가 볼 수 있다. '디스커버리'가 현재에 모습에서 더 견고한 브랜드가 되려면 앞으로 해결해야 할 영역이 많겠지만, 지금과 같은 이미지에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 다양한 체험을 통해 재미를 준다면 영속하는 브랜드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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